'경선연기' 결론 못낸 與…"다행" vs "일정대로 갈 것"

[the300]

이원광, 이정혁, 이정현 l 2021.06.22 20:30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설훈 의원이 “의원총회를 비공개로 하지말고 공개로 하자”는 발언과 관련한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민주당 지도부가 오는 25일 '대선경선기획단(기획단) 안'을 보고 받고 경선 연기 여부를 최종 결론내기로 한 데 대해 민주당 의원들의 해석이 엇갈린다.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이날 결론이 나지 않는 데 대해 안도감을 보인다. 반대하는 의원들은 당초 예정대로 경선을 진행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추격그룹'으로 꼽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의원 상당수가 흥행 등을 이유로 경선을 코로나19(COVID-19) 집단면역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각종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지사 측은 '원칙 있는 경선'을 주장하며 경선 연기를 반대하고 있다.



'정세균계' 의원들 "오늘 결론 나지 않아 다행"



'정세균계'로 꼽히는 A 다선 의원은 2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오늘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획단 안'을 보고 오는 25일 최종 판단하겠다는 비공개 최고위 결과에 대한 반응이다.

당초 송영길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경선 연기 논란을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전 대표도 '180일 전' 룰대로 하자고 확실히 얘기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즉각 반박 입장문을 냈다. 지난해 5월 안규백 당시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장이 대선 후보들에게 당헌 88조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당시 이 전 대표가 "당 지도부가 결정을 해야 할 일이니 지혜를 모아달라"는 원론적 답을 했다는 설명이다.

A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상당수 의원이 경선 연기의 뜻을 나타냈다고 주장했다. A 의원은 "진영과 계파를 떠나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의원들이 80% 정도"라며 "기획단이 (경선 일정을) 잘 준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이 지사 지지모임 '공명포럼' 출범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계' 의원들 "일정대로 간다고 믿는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날 경선 연기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은 데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도 '원칙'대로 경선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 당헌 88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후보자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 다만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29일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규정'의 특별당규를 제정하며 해당 당규 1조에 '당헌 88조에 따라 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당시 전당대회를 전후에 '시스템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재명계 초선 B 의원은 "일정대로 간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실제 기획단은 '후보자 선출을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는 현행 당헌을 토대로 안을 만들 것이라고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B 의원은 "(의총) 막판에 연기하자고 주장하는 쪽에서 이야기가 나왔다"면서도 "당대표가 원칙대로 한다고 얘기했으니 그렇게 가지 않겠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당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기획단이 선거 일정을 포함한 기획안을 오는 25일 당 지도부에 보고하기로 결정됐다. 이후 민주당 지도부가 기획단이 만든 안을 면밀히 검토해 최종 결정하는 수순이다.

당내 대권주자 간 이견이 첨예한 상황에서 '기획단 안'을 중심으로 한 차례 더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을 취한다. 대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이 궁극적인 목표인만큼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달 17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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