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웨더 or 타이슨…윤석열이 말한 정치 스타일은

[the300]''시무7조' 조은산 만나…"두들겨 맞아도 KO 노리는 타이슨식 정치하겠다"

안채원 l 2021.08.03 11:4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서울시 강북권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1.8.3/뉴스1

국민의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부를 비판하는 상소문 형식의 '시무 7조'라는 글로 유명해진 '진인(塵人) 조은산(필명)과 만나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식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은산씨는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윤석열 전 총장을 만났다. 장소는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이었다"며 식사를 겸해 100분 가량 이뤄진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조씨는 "윤 전 총장이 '시무 7조를 읽고 한 시민의, 직장인의, 가장의 분노가 강하게 와 닿아 인상 깊었다'고 그 소감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다분히 술에 취해 쓴 글이며, 그 글로 인해 인생이 뒤틀렸다 답했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이해한다고, 글은 결국 사람의 삶에서 나오지만, 때론 사람의 삶을 바꾸기도 하는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 "조국 수사는 정의도 정치도 아니었다. 그건 상식이었다"고 답했다. 이어 "수사에 대한 부당한 압력이 들어왔을 때, 그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정의"라고 했다.

조씨는 "의외로 그는 '정의'를 경계하고 있었다. 정의도 결국 인간의 사적인 감정일 뿐이며, 검사가 정의감에 물든 순간 수사는 공정을 잃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직업인으로서의 검사는 정의보다 윤리와 상식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은 "성장과 복지는 결국 동전의 양면 같은 상생의 개념"이라고 했고, "여성들의 적극적 사회 진출을 통한 역동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육아에 대한 고충을 국가가 상당 부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에 대해 "세금을 몽땅 쏟아부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사회적 가치 투자"라고 정의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이 물적 인프라 투자였듯, 교육 역시 인적 인프라 투자로써 성장에 일조하는 복지가 될 것이며, 반드시 승수효과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시도는 있었지만 성공은 없었다"며 일축하고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린 아이들, 노약자,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 및 근로 무능력자를 향한 두꺼운 복지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조씨는 대화 말미에 '한 대도 안 맞으려 요리조리 피하는 메이웨더와 우직하게 두들겨 맞으며 K.O를 노리는 타이슨, 둘로 비교하자면 어떤 스타일의 정치를 하고 싶냐'는 자신의 질문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타이슨"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이에 "잘 어울린다. 요즘 심하게 얻어맞고 계시던데"라고 말했고, 윤 전 총장은 이에 크게 웃었다고 전했다.

조씨는 "그의 철학은 확고했고, 말 또한 직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식사 중 가장 먼저 식탁에 오른 건 시원한 콩 국물이었다. 목이 말랐는지 대접을 들어 벌컥벌컥 마시던 그가 나를 보며 '얼른 드시우'라 말했는데, 그때 그의 입에서 콩 국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솔직히 말해 웃겨 죽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권의 거물급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선글라스 하나 걸치면 영락없는 마을버스 기사 아저씨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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