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尹에 "윤우진 자료 다 있어"…2년전 "별거 아냐"

이창섭 기자 l 2021.09.15 05:30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후보자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7.8/뉴스1



박지원 국정원장이 '제보 사주' 의혹을 제기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문제를 국회에서 맨 먼저 터뜨린 사람"이라며 경고했지만 2년 전 방송 인터뷰에서는 이와 관련해 "별것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희석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은 14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박 원장이) 윤우진 세무서장 같은 일을 걸어서 아킬레스건처럼 말하는데 2019년도 7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박 원장이 '그 자료를 다 봤는데 내가 연결하다 포기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과 관련해 (박 원장이) 당시 야당 원내대표가 포기했으면 별거 아니야, 이런 말씀을 어느 매체에서 인터뷰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변인이 언급한 매체는 지난 2019년 7월4일의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가리킨다. 이날 방송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이 화제가 됐다.

당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방송에서 "야당 원내대표를 하면서 박근혜·이명박 정부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폭로를 해서 잡아냈느냐"며 "내가 다 잡았다, 자료가 다 있다. 그런데 윤석열 검사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과의 의혹이 연결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포기했는데 야당 원내대표로서 포기했으면 별거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거듭 "총리실 민간인 사찰도, 청와대에서 대포폰 만들어서 총리실에 줘서 자기들끼리 통화한 것까지 잡아냈다. 그런데 윤 후보자는 안 걸린다"며 "별 거 아니다. 건이 됐으면 원내대표 때 가만히 안 뒀다. 몇 가지 추적을 해봐도 안 걸리더라"고 했다.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11일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규정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박지원 국정원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이상일 윤석열 캠프 공보실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 청부 고발'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지난 8월11일 서울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윤 전 총장 측은 조씨와 박 원장이 제보와 관련해 상의했다는 이른바 '제보 사주' 의혹을 제기하며 두 사람과 동석자로 의심되는 '신원불상' 1명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이에 박 원장은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박 원장은 14일 경향신문과의 전화에서 "(윤 전 총장을) 나쁘게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얘기하다니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문제를 내가 국회에서 맨 먼저 터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료를 다 가지고 있다. (국정원이) 정치 개입하지 않는다는데 왜 잠자는 호랑이 꼬리 밟느냐. 내가 국정원장 하면서 정치 개입 안 한다고 입 다물고 있는 것이 본인(윤 전 총장)한테 유리하다"고 경고했다.

또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는 "내가 국정원장이라 (지금) 정치 얘기 안 하니까 그렇지, 나가면 나한테 다 죽는다"며 "내가 (윤우진 세무서장 문제를) 다 알고 있으니 (윤 전 총장에게) 편하려면 가만히 계시라고 전하라"고 말했다.

박 원장이 거론한 사건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현직에 있던 2011년, 세무조사 무마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육류업자 김모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기서 윤석열 전 총장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에 얽혀 있다. 윤우진 전 서장은 윤석열 전 총장 등과 식사하고 골프를 치는 등 친분이 있었고, 윤석열 전 총장이 윤우진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다는 의혹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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