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우크라 방문? "정확하지 않아"…용산, 日보도에 불쾌감

[the300]

박종진 l 2023.05.25 17:49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3.05.23.

대통령실이 일본 언론이 보도한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설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보도"라며 사실상 유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2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 TBS방송이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이같이 밝혔다. TBS는 윤 대통령이 7월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초청돼 참석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3월로 돌아가보면 16~17일에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다. 노이즈(소음)라고 할 수 있는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 과장된 보도 때문에 한일 간에 혼란을 겪은 게 많이 있었다"며 "기시다 (일본) 총리가 방한 했을 때 그런 보도가 굉장히 많이 줄었던 것 같더라"고 했다.

이어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회의 때는 노이즈에 해당하는 보도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며 "한일 간에도 그렇고 언론 간에도 많이 노이즈가 줄어들면서 신뢰가 쌓여나가는 과정에 있는데 정확하지 않은 보도가 상대방에서 나오면 신뢰관계를 쌓는데 속도를 늦추는 게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과 같이 민감한 문제가 직접 당사자도 아닌 일본 측에서 먼저 흘러나온 상황에 대한 유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우회지원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된 입장은 우리 대통령실에서 명백하게 밝힌 바 있고 변한 게 없다"고 했다. 현재까지 대통령실이 밝힌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은 지속적인 인도주의적 지원과 함께 지뢰탐지 제거기나 보급 수송차량 등 비살상 무기 제공 노력 등이다. 다만 대규모 민간인 학살 등 전황 변화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다.

전날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폴란드 등을 통한 포탄 지원설에 "팩트(사실)가 틀리다"며 "저희가 우크라이나에 직접 지원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2023.05.24.

또 이 관계자는 미중간 반도체 갈등과 관련해 중국이 마이크론을 제재하고 미 의회에서 한국 기업이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면 안 된다는 요구가 나온 것에는 "우리도 정치권에서는 지역구 사정이라든지 그런 점을 고려해 다양한 입장이 나온다"며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문제다. 양국 정부가 어떻게 협의해 나가는 지 잘 보면서 우리도 잘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내 현안과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처리를 노리는 이른바 '노란봉투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조건을 제한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은 거대야당의 입법 독주가 근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은 입법폭주라는 표현도 쓰지만 국회 내에서 일방적인 입법강행, 그게 문제의 시작이 아닌가 그렇게 볼 수 있겠다"고 밝혔다.

또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면직 처리와 관련해 청문조서가 대통령실로 넘어왔는지에는 "이날 오전까지 파악한 바로는 넘어오지 않았다. 넘어오는 대로 절차에 따라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2020년 3월 진행된 TV조선 등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방통위 관계자, 종편 재승인 심사위원장 등과 계획적·조직적으로 공모해 TV조선 재승인 평가점수를 누설하고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정부는 이런 혐의로 기소된 점이 현직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하자가 있다고 보고 면직절차를 진행해왔다. 인사혁신처가 한 위원장의 진술을 담은 청문조서와 청문 주재자 의견 등을 적은 의견서를 대통령실로 보내면 윤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면직을 재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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