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이철규에 원내대표 권유 안 해"…통화녹음 공개 '직격'

[the300]"출마 반대한 모두에게 난사의 복수전 꿈꿨나"

박소연 l 2024.05.08 14:32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송파구을에 출마한 배현진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04.10. /사진=뉴시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단언컨대 저는 이철규 전 사무총장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번도 없다"며 같은 당 이철규 의원과의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배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려(오히려) 지난해 서울 강서 선거 패배 뒤부터 지도부답게 함께 책임지고 자중하자고 거듭 권유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철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내 일부 의원과 당선인들이 이 의원에게 비공식적으로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했음에도 방송인터뷰 혹은 SNS를 통해 이 의원 출마를 반대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몇몇 분은 (원내대표를) 해야 된다고, 악역을 맡아달라고 제게 요구했다"며 "밖에 나가서 마치 제3자가, 또 엉뚱한 사람이 이야기하듯이 (원내대표 출마 반대를) 말씀하실 때는 조금 당혹스럽기 그지없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해당 당선인이 배현진 의원이냐는 앵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러자 배 의원은 이날 작정한 듯 페이스북에 "이철규 의원, 이 분 참 힘들다. 그렇게 오랫동안 수차례 참아주고 대신 욕 먹어줘도 반성이 없으시니 어찌하나. 도리가 없다"며 이 의원과의 지난달 26일 통화 녹취 파일을 첨부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5.2/사진=뉴스1

배 의원은 "제가 전화로는 이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페이스북에 딴 소리를 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사실이 아니다 절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디오 진행자가 '배현진 의원 말씀하시는 겁니까' 물었음에도 '아니오'라고 명확히 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철규 의원은 베테랑 정보형사 출신"이라며 "저를 포함한 출마를 반대한 모두에게 난사의 복수전을 꿈꾼 건가"라고 했다.

배 의원은 이 의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한 사실이 없다면서 "저를 포함한 모든 임명직 주요 당직자가 사임한 뒤에도 본인만이 인재영입위원장과 공관위원까지 끝끝내 억지수, 무리수를 두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본디 통화 녹음 기능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시간, 이철규 의원에게 여러 차례 오늘과 같은 앞 뒤 다른 상황을 겪고 진저리를 친 저는 지난 4월26일 오후 이철규 의원에게서 '원내대표 출마 상의' 전화가 왔을 때 통화 중간부터 본능적으로 녹음 버튼을 눌렀다"며 "'출마하지 마시라'고 단호하게 답하자 우리(친윤)가 넘겨주면 안 된다느니 하며 횡설수설 말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명확히 밝히지만 많은 당선인들이 이철규 의원의 출마에 저처럼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우려와 자중을 표했다"고 했다.

배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취파일에서 이 의원은 "난 (원내대표) 하고 싶어가지고 하는 건 싫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야 되면, 총대를 메라고 하면"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배 의원은 "저는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다치신다"고 밝혔다. 이어 "왜냐하면 지금 저희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에게 아직도 본인들은 쏟아붓고 싶잖나. 다 해소가 안 되는 상태고 해답이 지금 뭐가 없는 상태인데 아마 모든 비난과 화살을 혼자 받으실 것"이라고 했다.

배 의원은 "통화를 한 시점은 4월26일 오후 5시경이고, 다음날인 27일 동아일보에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비친 이철규 의원의 단독 인터뷰 기사가 났다. 제가 보다보다 못해 '불가피하게'라고 밝히고 페북에 불출마 촉구 글을 올린 건 4월30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너에 몰리면 1만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들을 초토화 시키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 좀 선배의원 답게 어려운가"라고 비판했다.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