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쪽짜리 계획서로 40억 기부받는 한국방문위원회

[the300][2015 국감]"GKL 공익사업 적립금 받아 연예기획사 후원 등에 이용"

황보람 기자 l 2015.09.22 10:28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뉴스1

문화체육관광부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공익사업 적립금을 쌈짓돈처럼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GKL은 문체부의 승인 아래 매년 수억원에 이르는 적립금을 한국방문위원회에 내려보냈고, 위원회는 이를 민간 기업 영리 활동 등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문체부가 한국방문위원회에 보조금과 GKL의 기부금을 내려주고 사업을 조종하고 있다"며 "민간단체를 통해 방송사, 대형연예기획사 등에 지원금을 쓰며 생색내기,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GKL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연평균 20억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한국방문위원회에 지급했다. 첫해인 2010년에는 GKL 총 적립금인 50억원 가운데 40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GKL은 이미 내려보낸 기부금 잔액이 남아있는 데도 불구하고 2011년 18억원, 2012년 14억7000만원, 2013년 6억1400만원, 2014년 6억1350만원 등 매년 한국방문위원회에 기부금을 내려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기부금 지급은 문체부의 승인 하에 이뤄졌다. GKL은 '공익목적 사업적립금 검토 의견 요청' 공문을 보내 GKL의 적립금을 한국방문위원회에 기부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물었고 문체부는 이를 승인했다.

한국방문위원회가 기부금 40억원을 신청한 2쪽짜리 사업계획서./자료제공=신성범 새누리당 의원.

하지만 문체부가 '기부금 사용이 적절'하다고 평가한 2010년 한국방문위원회의 기부금 신청서는 2쪽짜리 사업계획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용내역에 대한 증빙자료조차 제출하지 않았다고 신 의원은 전했다.


한국방문위원회가 기부금을 사용한 내역도 논란이 됐다. 2010년 한국방문위원회는 GKL의 기부금 40억원 등을 △SM타운 투어 후원 △빅뱅 남미투어 △김연아 협찬 △드라마 PPL △SBS인기가요 협찬 △콘서트 △기자 팸투어 △부산사격장 화재사건 등에 사용했다.


'부산사격장 화재사건 기부금' 외에는 당초 GKL의 사업계획과는 대부분 일치하지 않았다.


신 의원은 "사업계획도 부실하고, 계획과 다르게 집행했으며 기부금 지원 취지에도 맞지 않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라며 "과연 한국방문위원회가 공공기관이었어도 이런 사업에 국비를 쓸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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