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근혜 마케팅·與 신공항 약속, 격전지 판세가…

[6·4 지방선거]대구 김부겸 역발상, 부산 서병수 막판 승부수 효과는?

김성휘 기자 l 2014.06.02 19:02
(부산=뉴스1) 여주연 기자 1일 오후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후보가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을 지킵시다" 행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4.6.1/뉴스1


6·4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격전지 후보들이 저마다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며 표 결집에 나섰다. 격전지일수록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박빙 혼전에 돌입했거나 추격전을 펴는 후보들이 잇따라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과감한 약속을 내놓다보니 같은 당 내부에 파장을 낳기도 하고 '무리수'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달 28일 부산 강서구의 섬 가덕도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약속했다. 그는 "이번 회의자리가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사실상 첫 삽을 뜨는 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는 부산의 숙원이다. 하지만 이는 여권 내 '뜨거운 감자'다.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 울산 등 영남 5개 광역단체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두고 전임 이명박정부 때 저마다 다른 입장을 보인 끝에 최종입지 선정이 무산됐다. 

수면 아래 잠복했던 가덕도 이슈를 꺼낸 것은 그만큼 부산시장 선거전이 치열하기 때문. 서 후보는 부산시장 출마 경험이 있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격전을 치르고 있다. 오 후보는 서 후보의 가덕도 신공항 유치 선언에 시장 당선시 월급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으로 맞불을 놓았다. 

더 주목되는 것은 새누리당 내부 후폭풍이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기반인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서 후보를 강력 비판했다. 자칫 새누리당이 신공항 부산입지를 지원하는 것처럼 비치면 TK 지방선거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야당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선두인 권영진 후보를 추격하는 상황에서 바깥이 아닌 당 내부가 악재를 제공한 셈이다.

당 중진인 유승민 의원은 "바보 같은 정치싸움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엔 반성을 촉구하고 부산시당에는 "이성을 찾으라"고 질타했다.

(대구=뉴스1) 정훈진 기자 새누리당 권영진,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가 27일 대구시 중구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휠체어 장애 체험행사에 참


대구엔 또다른 승부수가 등장해 흥미를 끈다. 김부겸 후보는 박 대통령과 인연을 강조하는 사진을 선거홍보물에 제시하고 TV연설에도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새누리당 전유물로 여겨진 '박근혜 마케팅'이다. 여당세가 압도적으로 강한 대구의 표심을 공략하는 고육책인 셈이다.

권영진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권 후보는 김 후보와 TV토론 등에서 "김 후보가 박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되면 안된다고 하더니, 마치 대통령과 친분이 강한 듯 말하는 것은 유권자를 속이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김 후보는 2일 "대구시장을 잘 수행한 뒤 대통령에 도전할 생각이 있다"고 밝히는 등 또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새정치연합 후보와 겨루는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안전' 이슈를 선거전 내내 승부처로 삼고 박 후보를 공략했다. 이른바 농약급식 의혹제기로 대대적인 공세를 폈다. 서울시 관리소홀로 학생들 급식 농산물에 농약을 걸러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선거 초반엔 지하철 공기질을 쟁점화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충남지사 후보는 여당 소속이면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정면 겨냥, 눈길을 끌었다. 정 후보는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최소한 대통령 보좌라는 총체적 책임을 지고 있는 비서실장은 물러나야 한다며 김 실장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이 역시 초반 열세로 출발한 안희정 새정치연합 후보와 대결에서 막판 역전을 노린 승부수다. 정 후보는 여당 후보로는 이례적인 입장에 대해 "가감없이 민심을 박 대통령께 전달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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