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의 아픈 추억, 새누리 입단속 '또 터질라'

[the300]영남 분열 뇌관..김무성-김태호 "정치권이 기름붓지 말아야"

김성휘 기자 l 2014.09.01 10:42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태호 최고위원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4.8.28/뉴스1

새누리당 지도부가 1일 신공항 재추진 관련 "정치권이 갈등에 기름을 붓는 일은 절대 해선 안된다"며 내부 입단속에 나섰다. 이명박정부 당시 영남 내부에서 공항 입지를 놓고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로 나뉘어 치열하게 대립한 경험 탓이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2009년 일어난 엄청난 지역갈등이 재연·재발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여러 역할을 한다지만 갈등조정에 전문도 주무기관도 아니다"며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적극 이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신공항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

김무성 대표도 신중론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과거 입지선정에 지역간 엄청난 갈등을 야기시켰고 그 중심에 정치권이 있었다는 것은 아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조사 이후 입지선정에 들어가는데, 중립적 전문적 관계자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정치권은 발표 전까지 일체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애향심보다 애국심에 입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명박정부 당시 신공항 입지를 둘러싸고 당 지지기반인 부산·경남·대구·경북이 갈라져 대립하는 아픔을 겪었다. 공항 명칭도 지역 이해관계에 따라 '동남권' '영남권' '남부권' 등으로 제각각 불렀다. 무산됐던 신공항이 재추진된다는 소식에 갈등 재연을 우려할 만하다.

지난 6.4 지방선거 때에도 서병수 부산시장이 선거기간 가덕도를 방문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5월28일 가덕도 공항 후보지가 보이는 곳에서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었고 서 시장(당시 후보)은 "오늘 이 자리가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사실상 첫 삽을 뜨는 날"이라고 언급했다. 당 대표가 되기 전 김무성 의원도 회의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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