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박(新朴) vs 탈박(脫朴)' 이주영,유승민의 강약점은?
[the300]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 강약점 분석
김태은 기자 l 2015.01.26 17:05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이주영·유승민 두 의원은 강점과 약점,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갈린다. 상당수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도 선뜻 한쪽 손을 들어주기 망설인다.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과 내년 총선의 향방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두 후보에 대한 셈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선수(選數)는 이주영 의원(4선)이 유승민 의원(3선)보다 높다. 이 의원도 경쟁자인 유 의원에 대해 "아주 좋아하는 후배"라며 "내가 선배니까 경험이란 측면에서 앞선다"면서 4선의 관록을 본인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원내대표 도전도 이 의원은 네 번째다. "이번엔 좀 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당내 동정 여론도 상당하다. 이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정서적으로 호소하기에 유리한 장점이다.
이를 당내 호감도로 환원해보면 추가 이 의원 쪽으로 좀더 기우는 형국이다. 수 차례 원내대표를 준비하면서 워낙 개별 의원들과 친분을 잘 다져놨다. 온화하고 모나지 않은 성품도 의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끌어낸다.
이에 비해 유 의원은 의원들과의 개별 접촉이 약한 편이었다. 본인도 이를 인정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의원들과 개별 만남에 에너지를 쏟았다.
한 재선 의원은 "일반 국민들이 아닌 의원들이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평소 의원들 간 관계가 중요하다"며 "내가 필요한 걸 편하게 가서 얘기하고 잘 들어주겠다 싶은 사람을 아무래도 선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리더십으로 당내 관계를 살펴본다면 유 의원이 보다 점수를 받는 편이다. TK(대구·경북) 지역의 맹주로 확고한 기반을 갖고 있고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과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른바 '유승민계'를 형성하고 있다. '할 말은 한다'는 소신파 이미지가 더해져 '보스형' 정치인으로 비춰지는 면이 있다.
두 후보의 대조적인 성향 때문에 새 원내대표 체제가 향후 당청 관계를 이끌어 갈 방향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전망이 나온다.
대부분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 의원이 원내대표가 됐을 때 당청 관계가 우호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다. 반대로 유 의원은 좀더 당 주도의 당청 관계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신박(新朴)', 'K, Y 수첩파동' 등 청와대와 두 후보 간 관계를 시사하는 일련의 사태가 이와 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에 발탁되기 전까지는 비박(비 박근혜)계로 분류됐으나 장관직을 사퇴하고 국회로 돌아오면서 친박계와 부쩍 가까워진 행보를 보여 '신박'으로 불리고 있다. 이 의원은 "'오리지널 친박'으로 안본다는 뜻"이라며 "유 의원이 친박 아니냐"고 청와대 교감설을 피해갔지만 상당수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청와대의 의중이 이 의원에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원조 친박' 유 의원은 박 대통령과 관계가 멀어진 '탈박(탈 박근혜)' 행보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배후 인물이란 의혹에 휘말려 청와대와의 거리가 재확인됐다는 평이다. 청와대,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원내대표로선 약점이다.
유 의원은 "내가 '오리지날 친박'인 것은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거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며 "친박 핵심들이 내가 친박이 아니라고 해서 그렇지 내 입으로 친박이 아니라고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총선 승리를 염두에 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이들의 강점과 약점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상반기 예정된 총선이 다가올수록 새누리당이 개혁과 혁신의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고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거리두기가 수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박근혜 정부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 속에서 새누리당의 '각자도생'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본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이라며 "결국 공천과 본선 승리에 청와대가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를 따져보고 선택할텐데 지금 시점에서는 그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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