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시효 지난 교통카드 충전액 650억, 어디갔을까

[the300][2015 국감]이자수익 수십억 추정…교통카드사 미공개

지영호 기자 l 2015.09.16 16:55

5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교통카드 충전금액이 6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처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그에 따른 이자수익도 공개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교통카드 충전선수금 현황'에 따르면 3월 기준 5년 이상 쓰여지지 않은 충전선수금은 650억원으로 조사됐다.

교통카드사별로 보면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서울시 제외)가 251억원으로 가장 많은 충전선수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롯데그룹 계열의 이비카드와 마이비카드(캐시비)가 각각 133억원과 124억원, 하나로카드 81억원, DGB유페이(원패스·탑패스카드) 40억원, 하나은행(한꿈이카드) 1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선불식 교통카드 충전금은 시기와 관계없이 소유자가 요청할 경우 환급해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법상 상행위에 따른 채권을 5년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소멸시효가 완료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눈먼 돈'으로 불린다.

특히 장기 미사용 충전선수금으로 억대의 이자수익이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일하게 이자수익을 공개한 DGB유페이의 경우 5년간 이자수익은 1억3700만원으로 5년 미사용잔액의 3.5% 정도다. 이를 적용하면 미사용잔액을 공개한 교통카드사의 이자수익은 약 23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미사용잔액을 공개하지 않은 업체들도 있어 교통카드사 전체의 이자수익은 이보다 클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의 교통카드사는 장기 미사용 충전선수금 이자수익을 내부 영업 비밀을 이유로 대부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외적으로 서울시는 한국스마트카드와 사업시행 합의서를 통해 충전선수금으로 발생하는 당해년도 이자수익 상당액과 장기미사용 충전선수금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고있다.
지난해 서울시는 200억원이 넘는 이자수익과 충전선수금을 사회 환원을 진행했다.

이미경 의원은 "장기 미사용 교통카드 충전금이 교통카드사의 배를 불리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잠자는 장기 미사용 충전금을 공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사용 충전선수금 활용을 위해 금융위원회 등 소관부처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강제 회수 문제로 활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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