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들, '국민의 승리' 평가…국정안정, 민생수습 요구

[the300]'찬성' 유승민, "고통스런 표결" 복잡한 심경 토로

정리=지영호 기자 l 2016.12.09 19:46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따른 정국 수습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비상시국 정치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6.11.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가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자 주요 대권후보들은 일제히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을 간판으로 내건 여권 대선주자들은 입장 표명을 아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탄핵 처리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오늘 국회의 대통령 탄핵의결은 명예롭고 평화롭게 시민혁명을 이룬 국민의 힘으로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국민들이 밝혀주신 촛불이 길이 됐다. 역사가 그 노력을 장엄하게 기록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걸 내려놓고 국민과 국회의 뜻을 받드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탄핵안 가결과 별개로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암시했다.

최근 지지율 18%로 '빅3'에 올라선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 대통령 뿐 아니라 새누리당과 재벌체제에 대한 탄핵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SNS를 통해 "친일독재부패세력에 대한 전면적 청산의 출발이며 대한민국 구체제 '앙시앙레짐'의 종언"이라며 "우리 국민은 가장 부끄러울 대한민국을 가장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었다. 스스로 세계 최고의 국민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본회의 직후 열린 '대통령 탄핵 국민승리 보고대회'에서 "대통령에게 잠시 위임한 권력을 국민이 다시 돌려달라고 명령했고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충실히 실행에 옮겼다"며 "하루라도 빨리 국정수습을 해야 한다는 경고가 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국회가 중심을 잡아야한다"며 "경제분야 여야정 협의체나 국회 정부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국민이 탄핵한 건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 뿐 만 아니라 20세기의 낡은 정치까지 통째로 탄핵했다"며 "오늘은 국민이 승리한 명예혁명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제 정치권이 국민의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며 "정치와 재벌, 검찰을 개혁하고 새 시대의 안보 외교, 경제발전 전략 그리고 사회 안전망을 재설계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의로운 평화항쟁의 승리"라면서 "국민의 뜻을 대변한 국회에도 찬사를 보낸다"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국민은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에 이어 2016년 12월9일 '국민명예혁명'의 빛나는 역사를 새로이 썼다"면서도 "국민과 국회의 뜻이 확인된 만큼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난을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시키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국회는 특히 야당은 국정의 책임을 지고 국정 안정과 민생 안정에 앞장서야 한다. 대권 욕심은 애국심으로 덮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상임고문은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실패의 공동책임을 지고 있는 국무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도록 내버려 둔 것은 옥의 티"라며 "그러나 법은 법이고 현실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며 "위대한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불의한 권력에 맞선 촛불혁명은 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우리 헌정사에 또 다시 이런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정치권은 하루 속히 국정을 정상화하는데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제 자신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표결이었다"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유 전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가 문제"라며 "헌법질서를 지키며 정치혁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표결 의미에 대해서도 "오늘은 그만 하자"며 침통한 표정으로 말문을 닫았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와 법치의 승리"라며 "구체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 리빌딩을 위한 첫걸음으로 '정치 청산'을 꼽았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이번 문제도 정치가 바로 서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새누리당 해체에서부터 시작하자. 새누리당은 공당이 아닌 사당"이라고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오늘의 결과는 헌법을 무시한 대통령을 맹종, 방관해 왔던 새누리당에 대해 국민이 엄중한 경고를 내린 것"이라며 "새누리당은 오늘 죽음으로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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