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대위원장에 인명진 "이완영 국조특위 부적합…국민눈높이 쇄신"

[the300](종합)친박계에 "지혜롭게 처신"-탈당파에 "국민 납득 어려워" 비판

김성휘 기자 l 2016.12.23 17:17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인명진 목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뒷줄은 왼쪽부터 정우택 원내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 박맹우 사무총장. 2016.12.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명진 목사가 분당 위기 새누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다. 그는 친박계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등 보수진영에서 비교적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 왔다. 2006년 당 윤리위원장에 이어 10년만에 같은 당의 위기수습에 다시 나서는 셈이지만 분당이 기정사실이 된 가운데 친박 위주의 당에서 과연 개혁에 성공할지 의문도 있다.

인 목사는 23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비대위원장을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당을 쇄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우택 새누리당 대표대행(원내대표)은 이날 오전 비대위원장에 인 목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인 목사는 당 전국위원회 추인을 얻어야 비대위원장에 정식 취임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올해가 가기 전 비대위 출범을 목표로 빠른 시일 내 전국위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당 쇄신에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다. 이 과정에 "당의 여러가지 형편, 사람과의 관계 같은 것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으로 첫 업무는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자 "이완영 의원을 (윤리위로)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은 최순실게이트 국정조사 여당 간사로, 청문회 증인과 위증을 사전모의했거나 최순실씨 변호인으로부터 청부 질문 요청을 받고 이를 실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 목사는 "이완영 의원은 더이상 국조위원 활동이 부적합하다"며 "윤리위원회가 제대로 구성 안됐지만, (구성 후) 회부해서 응분의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씨 국정농단과 박근혜정부 실패에 친박계 핵심인물들의 책임이 거론되는 데에 "자신들도 자기가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할지 스스로 알 것"이라며 "지혜롭게 처신하리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비주류의 집단탈당과 사실상의 분당에는 "여러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원내대표 선거에 졌다, 또 비대위원장 그 사람(유승민)인데 안 받았다'는 게 분당의 이유가 되느냐"며 "그 일 때문에 분열됐다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 등 당 구성원의 출당이나 제명 조치에 대해선 각종 절차가 까다로울 것이라며 "현실성 있는 건지 생각하면서 얘기를 해야 옳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새누리당에 왜 가느냐며 비대위원장을 고사해왔던 입장을 바꿨다는 지적에는 "과거 박근혜정부를 비판한 것과 같은 뜻에서 왔다"며 "결이 다르다, 선회한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정 대표로선 친박계가 불편해할 수 있는 인사를 비대위원장에 내정한 것이다. 인 목사는 1946년 충남 당진 출생으로, 서울 갈릴리교회 원로목사이다. 강재섭 당대표 시절인 2006년 한나라당 개혁 차원에서 중앙윤리위원장을 맡았다. 성추문이나 논란이 되는 발언 등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 지금도 인명진이란 이름이 정가에 회자되는 배경이다.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에 건립하겠다는 보수단체 계획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인명진 카드로 탈당 바람을 잠재우고 탈당파 신당(개혁보수신당)과 쇄신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도 비쳤다.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혁명적 수준의 당 혁신을 통해 보수혁신과 대통합의 절체절명의 과제를 이룰 비대위원장"이라고 규정했다. 또 "지금은 (탈당 규모) 최소화에 노력하는데, 인명진 위원장을 발표해 더 최소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인 위원장에 전권을 드리겠다"며 "비대위 활동과 구성에 대해 협의를 하고 또 그 분이 요구하는 것을 최대한 수용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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