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親文 때리기 합류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

[the300]"'개헌저지문건' 공당 공식기구서 벌어진 일인지 의구심"

지영호 기자 l 2017.01.06 16:50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하림각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실상 대권도전을 공식화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내 개헌저지문건과 관련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매지 말라"며 비판했다. 대선 지지율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 이어 박 시장까지 친문(親文)세력에 대한 비판에 가세하면서 개헌저지문건 사태 수습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도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박 시장은 6일 자신의 SNS에 "신년에 들려오는 ‘개헌저지문건’은 공당의 공식기구에서 벌어진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경선도 시작하기 전에 특정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작성되었다는 것과 개헌 논의를 특정인에게 유리하느냐만을 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 개헌 논의와 관련해 '시기조절론'을 앞세워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박 시장이 거론한 '특정 후보'가 문 전 대표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 시장은 또 "최근 공개된 국회의장 비서가 보낸 문자도 아주 부적절해 보인다"며 "조직과 활동에서 공정하지 못한 일들이 이렇게 저렇게 들려오는데,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면 결과도 공정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박 시장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국회의장 비서 문자'는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읽다가 카메라 기자에 의해 노출된 일종의 정보보고다. 보고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허물이 많아 알아서 무너질 것, 박원순 서울시장은 효과가 없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보이지도 않는다"며 "우리 당의 유일한 후보는 사실상 문재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대표(김진표 전 원내대표를 지칭)님이 대선의 좌장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세균 국회의장 비서로부터 발송된 것으로 알려진 이 문자는 문 캠프에 영입 제의를 한 것으로 읽혀진다.

박 시장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는 국정을 사유화한 사건"이라며 "더불어민주당도 공당이고 모든 당원의 정당이지, 특정인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의 사당화, 패권주의에 대한 염려가 더 커졌다"며 "촛불의 분노와 갈망을 우리가 제대로 해결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그 분노는 우리를 향할지 모른다. 반성과 성찰, 시정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개헌에 미온적인 문 전 대표를 '부패한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한 것을 시작으로 외부 활동을 재개했다.

한편 7일 박 시장을 지지하는 전·현직 지방단체장 및 지방의원 모임인 '분권나라 2017'은 서울 종로 글로벌센터에서 창립식을 연다. 문석진 서울시 서대문구청장,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원, 정현태 전 남해군수가 상임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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