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안희정 시프트

[the300]종합

김태은 김성휘 김유진 김민우 기자,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l 2017.02.13 09:36

이념·지역·당내지형 초월 '안희정 시프트'…역전을 노린다





‘문재인 대세론’에 맞선 이른바 ‘안희정 시프트(shift)’다. 최근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 급등세를 두고 이념 성향, 당내 지형, 지역 등과 무관하게 ‘안희정’에게 ‘이동’하는 흐름을 빗댄 말이다.

12일 안희정 대선 예비후보 캠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무섭다. 한국갤럽의 2월 둘째주(2.7~9일) 조사 결과 19%를 찍었다. 1주일만에 9%포인트가 올랐다. 지지율 20% 고지가 눈앞이다. 특히 지역, 연령, 지지 정당 등 전 지지층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현시점에서 ‘안희정’이 대선국면을 주도하는 인물로 부상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 지사의 상승세는 '갈 곳 없는 보수층'에서 시작됐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기존 여당 지지층이 야당 대선주자를 지지하는 ‘기현상’인데 ‘이동’이 현실화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민주당 내 경선에 적극 참여할 것이란 이들도 늘어난다. 지역적으로도 영호남은 물론 충청‧대구경북(TK) 등 지지세가 고르다. 연령별로 안 지사에게서 젊은층은 ‘참신함’을, 50~60대는 ‘안정’을 본다. 긍정적 키워드를 향한 ‘이동’이다.


‘문재인 대세론’이 여전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 ‘이동’의 가능성도 감지된다.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 지지율이 64%에서 57%로 7%p 하락한 반면 안 지사는 20%로 7%p 상승했다. 문 전 대표에게서 이탈한 지지층이 안 지사로 옮겨간 모양새다. 민주당 지지자들 역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폭넓은 지지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후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안 지사 측의 판단이다. 안 지사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51%의 지지 기반으로 미진한 개혁을 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70%의 지지 기반으로 보다 확고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산토끼'가 '집토끼'를 돌려세울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측은 ‘집토끼’를 돌려세울 분수령으로 이번주 충청과 호남 등 지역별 지지율을 주목한다. 3월초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전제로 하면 3월20일쯤 민주당 경선이 시작된다. 한달을 앞둔 시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면 실제 경선 때 해볼 만 하다는 게 안 지사측 판단이다. 충청권에서 지지율 1위에 오르는 게 당면 목표다. 이어 호남 지역에서 문 전 대표를 얼마나 따라 붙느냐가 관건이다.


호남은 순회경선 첫 지역인데다가 야권의 심장부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경선 전체 결과를 좌우할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반(反)문재인 정서'와 전략적 선택 사이의 복잡한 표심이 안 지사를 정권교체의 대안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호남돌풍이 안 지사에게서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 안 지사 측 기대다. 야권 관계자는 "기존 정치권과는 거리가 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새로움, 한자릿수 초반에서 20%선까지 치솟은 지지율의 극적 반전, 젊음과 외모에서 오는 스타성, '대선 드라마'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요소가 현재 안 지사에게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3불' 타고 오른 안희정 시프트, '3선'마저 넘을까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묘역을 나서고 있다. 2017.2.12/뉴스1


‘안희정 시프트(shift)’는 문재인에서 안희정으로 지지 전환, 진보진영에서 중도·보수로 확장 등 여러 뜻을 지닌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런 변화는 3가지 호재를 바탕으로 가능했다. 물론 ‘안희정 시프트’가 최종 성공하기 위해선 3가지 숙제도 풀어내야 한다.

 

◇‘3불(불안감 적고, 文 불가론, 潘 불출마)’이 만든 안희정 시프트 = 안 지사 상승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약점에 기댄 면이 있다.  우선 노년 보수층,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비민주당 성향, 즉 '산토끼'이다. 문 전 대표는 본인의 사명을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으로 내세운다. 북한이나 안보관에 대한 이슈는 잊을 만하면 제기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자신을 동일시해 온 보수 지지층, 민주당의 '산토끼'들에게 적폐청산과 안보이슈 모두 불안한 문제다. 반면 안 지사는 "걱정하지 말라"며 이들을 다독이는 메시지를 낸다. 정치적으로도 '대연정'을 제안했다.

 

문 전 대표는 대세론과 동시에 '문재인으로 안 될 것'이란 막연한 불가론도 안고 있다. 지난 대선에 최대로 끌어 모은 48%의 벽을 넘지 못한다거나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얘기들이다. 심리적으론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있다. 여기서 새로운 대안으로 안 지사의 가능성이 부각됐다. 이런 가운데 여권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당내에선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등이 잇따라 불출마했다. 갈 곳 잃은 표심을 안 지사가 흡수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지지율 상승이다.

 

◇‘3선’ 넘어야, 변수는 호남 = 안 지사의 첫 고비는 20% 지지율 돌파 여부다. 문 전 대표가 30%대를 유지하면 둘의 합계가 50%를 넘긴다. 그 이후로는 둘 다 지지율을 각각 늘리기보다 상대의 것을 빼앗아야 하는 제로섬 게임에 진입한다. 지지율 합계 50% 이상이면 단순 계산으로도 민주당 지지율을 뛰어넘고, 51대 49라는 전통적인 표심의 한계를 초과한다. 더이상 밖에서 늘릴 땅이 없으니 시선이 안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20%선을 넘겨도 '당내 경선'과 '호남선'이란 제2, 제3의 선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경선이라지만 기본적으로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이 경선에 참여한다. 민주당 지지층만 보면 여전히 안희정보다 문재인 지지가 강력하다.  이와 관련 결정적 변수는 역시 호남이다. 전국 4개 권역으로 나눈 순회경선 중 호남이 처음 뚜껑을 연다. 전문가들은 안 지사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이곳서 확실한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되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막판 사표심리 등에 따라 문재인의 벽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본다. 반대로 호남의 선택을 받으면 대역전극이 가능하다.

 

호남은 이미 제로섬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지지율 추이가 이를 보여준다. 문 전 대표는 호남에서 지난 1월 넷째주(1.23~26일), 2월 첫주(2.1~3일)와 둘째주(2.6~8일) 지지율이 각각 37.4%, 36.7%, 33.5%로 점차 하락했다. 안 지사는 같은 기간 호남에서 5.8%, 9.5%, 18.2%로 올랐다. 


1월 넷째주는 매일경제 레이더P, 2월 첫주는 mbn, 2월 둘째주는 mbn과 매일경제 의뢰로 진행했다. 2월 둘째주 조사는 표본오차 95%인 가운데 신뢰수준은 ±2.5%포인트다. 무선전화 90%, 유선 10% 비율로 임의걸기(RDD) 전화면접(CATI) 스마트폰앱(SPA) 자동응답(ARS) 방식을 섞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희정 시프트 '어대문' 흔들? 文측 "긍정적"-"긴장" 혼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왼쪽)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성미가엘성당에서 열린 故 신영복 선생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2017.1.15/뉴스1


'안희정시프트'가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여태 대단한 변수로 여기지 않았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최대 경쟁자가 됐다. 문재인 캠프의 표정은 복잡하다. 겉으론 안 지사의 급부상을 환영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전열을 가다듬는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공식 구성되기 전이지만 '문재인캠프'의 간판 인사들은 약속한 듯 안희정 바람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안 지사가 상승해도 문 전 대표의 경선승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자신감이다. 총괄본부장격인 송영길 의원은 1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안 지사의 급부상이 "경선 흥행, 당 전체역량과 외연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박광온 의원은 "우리 당으로의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감을 더 갖게 하는 매우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문재인 전 대표의 생각이고 저도 그렇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측은 내부 상황을 점검,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조차 긍정적 측면이 있다. ‘안희정 시프트’는 경선 선거인단 모집 등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조직력 분야에 자극이 된다. 

 

송 본부장은 "(문재인의) 경선승리까지 흔들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수립이란 촛불민심의 핵심 메시지를 가장 정확히 대변하고 잘 준비된 후보가 문 전 대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좀더 겸허한 자세로 소통 잘 하고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캠프 바깥의 평가는 더 냉정하다. 2~3주 전만 해도 문재인 대세에 의문이 없었지만 경선 전망을 알 수 없어졌다는 분석이 늘었다. 문 전 대표는 지지층이 겹치고 본인이 선두인 만큼 안 지사에 대한 공세수위를 조절하기 까다롭다. 안 지사 상승세가 '문재인이 아니라도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대안론이나 '60대보다 50대가 낫다'는 세대교체론을 불붙일 수도 있다.

 

그사이 문 전 대표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구설수처럼 인재영입에 쓴 맛도 봤다. 그 틈을 안 지사가 파고들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대세론 속에서도 어려움을 겪은 노년층·보수층 지지확대에 가능성을 보였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란 자신감도 흔들릴 수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캠프가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온라인도 뜨거워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는 안 지사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올렸다가 수정, 끝내 삭제했다. 일각에선 2010년 '대백제전' 행사에 이명박 대통령이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당시 강원지사를 좌우에 세워 기념사진을 찍은 것도 다시 꺼낸다. 후보 본인들과 무관하다 해도 '문재인 대 안희정'의 대결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문 전 대표 열성 지지층, 이른바 '문빠'의 방어심리가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안 지사 측은 안 지사에 대한 부정적 댓글과 SNS 반응이 늘어난 걸로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집안싸움' 내려두고 호남품기 안희정, 동행해보니…

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한 카페에서 열린 지지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어린이들과 장난을 치고 있다. /사진=뉴스1


"확실히 알아보는 사람이 늘었어요. 전에 방문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11~12일 전남 목포와 광주를 방문하며 ‘호남 공략’에 나선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 관계자의 말이다. 호남에서 느끼는 ‘안희정 시프트(shift)’다. 안 지사측에게 호남의 의미는 남다르다. 호남은 ‘야권의 심장부’다. 이곳의 지지 없이 대권을 꿈꾸기 힘들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썼던 ‘역전 드라마’의 출발지도 호남이다.

 

안 지사의 호남 행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한 존경의 표시로 시작됐다. 11일 목포의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은 안 지사는 김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후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즉문즉답에선 '목포의 눈물'을 열창한 뒤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아 자치분권 국가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광주로 이동한 안 지사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행보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6시 금남로에서 열린 시국집회에 참석한 안 지사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연설을 들으며 손수건을 꺼내 연신 눈물을 훔쳤다. 연설 이후 찾아온 유가족에겐 "울지 마시고 건강을 잘 챙겨라. 힘을 내자"고 전했다. 

 

12일엔 국립 5.18 민주묘지와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을 방문하며 5.18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안 지사는 "고등학교 1학년때 5.18 관련해 전두환 정권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학교를 제적당했다"며 "그 이후 혁명가의 길로 들어서 단 한 순간도 다른 길을 걸어본 적이 없다"고 자신과 5.18 민주화운동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정의를 위한 길, 인간을 위한 상식을 지켜야 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수고해야 한다는 정신이 계속되는 인생을 살아왔다"며 "내 출발지가 광주 정신이며, 그런 의미에서 광주 학살을 비롯한 모든 현대사회의 굴곡진 아픔의 역사를 묻고 덮어둬선 해결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호남 시민들의 관심도 적잖다. 안 지사가 지나가는 길목마다 시민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바라보거나 "안희정 화이팅"이라며 응원을 전했다. 2030세대 젊은이부터 노년층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안 지사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았다. 박지원 대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등 국민의당 지도부도 같은 촛불집회에 참석했지만 관심은 안 지사에게 쏠렸다. 

 

이전까지는 안 지사에 대해 잘 몰랐지만 최근 지지도가 19%까지 오르며 눈여겨보게 됐다는 게 호남의 분위기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나모씨(50)는 "안 지사가 언론과 여론조사에서 급부상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무엇보다 토론회에서 소신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다르게 보는 시선도 있다. 참여정부가 호남 인사를 소외시켰다는 이유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남아있는 것과 달리 참여정부에 참여하지 않은 안 지사에겐 오히려 호감의 이미지가 강하다. 최모씨(55)는 "안 지사를 잘 몰랐지만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대선후보로 보이기에 지켜보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안희정 시프트' 마음 급해진 경쟁자들…'외면'하면서도 '차별화' 박차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1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를 하고 있다. 2017.2.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예비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경쟁주자들의 행보도 바빠지고 있다. 각 선거캠프는 ‘안희정 시프트’를 애써 외면하면서도 차별화 행보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내 지지율이 2위에서 3위로 밀린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주에 이어 11일에도 촛불집회에 참여해 자신을 대권주자로 만들어준 '촛불민심' 다지기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표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기 전 국민들의 속을 풀어주는 '사이다'같은 발언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린 만큼 탄핵이 기각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지금이 다시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장 측 캠프에서는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민주당 경선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 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가 중도표심 잡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적폐청산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연정 발언으로) 손부터 잡자고 하는 안 지사의 '우클릭'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은 "탄핵이 인용되면 판이 바뀔 것"이라며 "진짜 지지율은 그때부터"라고 안 지사의 상승세에 대해 일축했다. "이번 대선은 문재인 대 안철수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던 안 전 대표는 아직까지는 민주당내 2위주자인 안 지사보다는 문 전 대표와의 차별성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안 지사는 이날도 '촛불민심'을 쫒기 보다는 '4차산업혁명' 관련 행사에 참석해 자신이 미래 먹거리 산업을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광장은 시민의 것"이라며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보다는 제도권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안 전 지사의 지지율 상승을 의식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안 지사의 대북송금특검 관련 발언, 대연정 발언을 연일 비판하며 외곽에서 안 지사를 견제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유력 대선후보가 없는 범보수진영에서는 '보수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문수 새누리당 상임고문,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보수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지는 않고 있지만 "북핵에 대응해 '한국형 핵무장'을 해야 한다"며 '안보적 가치'를 무기로 보수표심을 공략중이다.

 

확고한 지지층이 없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남경필 의원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의 대선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상승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정당지지율도 5% 안팎까지 떨어지며 제 5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빠져있어 이날 해법모색에 나선다. 새누리당을 '가짜보수' '국정농단세력'으로 규정하고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며 출범했지만 창당한지 한 달도 안 돼 존립위기에 봉착한 상태다.

 

한편 지난 10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29%, 안희정 충남지사 19%,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11%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3%포인트 하락한 반면 안 지사와 황 권한대행은 각각 9% 포인트, 2% 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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