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TK 정치인' 임미애 "다양성 보장되는 지방의회 만들어야"

[the300 소통관]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

이승주 l 2024.05.10 06:12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치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대구·경북의 정치는 상대가 없어요. 국민은 다양한데 왜 정치는 다양하지 않냐는 거죠"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다양성이 보장되는 지방의회가 필요하고 그런 의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민주당의 비례위성 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연합의 TK(대구·경북) '전략지역' 몫으로 추천 순번 13번을 받고 당선됐다. TK를 기반으로 활동한 민주당 정치인으로는 2016년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현권 전 비례대표 의원 이후 8년 만의 국회 입성이다.

임 당선인은 "대구·경북에서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주신 분들의 감격과 기쁨을 전해 듣고 있다"며 "어깨가 무겁다. 기대가 크기도 하고 제가 짊어진 왕관의 무게를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임 당선인은 험지(정치적 도전지)에 출마한 후보들의 어려움을 위로한 이재명 당 대표의 말에 "눈물이 났다. 정말 고마웠다. "며 "누군가가 '당신의 정치를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나 같은 사람들한테는 매우 큰 위로다. 이 대표의 인사말을 우리 대구·경북 지역 출마자들에게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어려운 전략지에서 고생한 우리 후보들 덕에 우리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라며 "낙선한, 이름도 명예도 없이 헌신한 당원 동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이런 이 대표의 인사말은 전통적으로 여당 강세 지역인 TK에서 민주당 이름을 달고 지난 18년 동안 '풀뿌리 정치'를 해 온 임 당선인에게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임 당선인은 2006년 경북 의성군에서 첫 여성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 기초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18년 지방선거 때 경북도의원에 당선됐고 2022년에는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역임했다.

4월10일 총선에서 드러난 TK 민심에 대해 임 당선인은 "이번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TK 유권자들의 실망이 생각보다 굉장히 높다는 것을 느꼈다"며 "민주당의 득표율이 높지는 않았지만, 선거 때 느낀 바닥의 분위기는 어느 선거 때보다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막판에 "개헌저지선을 지켜달라"는 여당의 호소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면서도 "다만 TK에서 여당이 전석을 석권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당신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유권자가 갖는 대한민국에 대한 불안감이 여당을 찍게 만든 것이고 그들이 잘해서, 응원해서 뽑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TK에서 여전히 소수다. 이에 대해 임 당선인은 "대구·경북은 2020년 총선 때와 비교하면 30% 이상을 득표한 민주당 후보가 줄었다. 경북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30% 득표율을 넘긴 곳이 4곳이었는데 이번에는 1곳뿐이었다. 대구도 마찬가지"라며 "이는 우리 후보들이 받는 표가 당 지지율에 갇혀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임 당선인은 "선거에서 이기려면 당 지지율에 후보 개인의 지지율이 합쳐져야 하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중도층의 표심을 갖고 오지 못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당 지지율을 넘어서는 후보를 찾아내서 키워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이왕이면 정치인들이 사회적 경험, 정당 경험, 국회직 경험 등을 쌓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면 좋겠다"며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한 정치인들과 함께, 당의 경험 많고 중량감 있는 정치인을 지역에 내려보내서 그 둘이 같이 지역 선거를 끌고 나가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요 인사를 내려보내는 것 자체로 해당 지역 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임 당선인은 TK지역의 정치와 행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따라가고 찾아내는 것에 둔감하다. 전반적으로 침체돼있다"고 비판했다. 또 "소선거구제로 치르는 지역 선거 제도가 근본적인 문제"라며 "대구나 광주의 경우 약세인 정당 후보들이 아예 출마하지 않아서 무투표 당선인이 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지역 선거에 대한 지역구민의 관심은 더 줄어든다"고 말했다.

특히 임 당선인은 "지방 의회 구성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만이라도 먼저 정당명부형 비례대표 방식을 도입해봐야 한다"며 "지방 정치가 실종되면 지방 자치는 불가능하다. 지방 의회에 소수의 목소리가 들어가도록 해야 풀뿌리 정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 당선인은 제22대 국회에서 지방선거 제도 개혁을 위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배정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임 당선인은 "하나의 정당이 계속해서 지방의회를 구성하면 지역 경쟁력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지표 조사를 할 생각"이라며 "대구·경북 유권자에게 "우리 대구·경북의 상황이 이렇다"고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지방소멸 위기다. 지방 소멸을 주류 의제로 만들고 공론화하는 역할을 하겠다"며 "관련 연구 모임을 만들기 위해 여러 의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지방 위기는 수도권 비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제안하면 많은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이 반대할 것이고 상당수가 민주당 의원이다. 그분들을 설득하고 함께 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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