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측 사실상 '불복'…친박계 '사저 라인업' 재결집

[the300]정무-법률-대변인 등 역할 맡고 기자회견·사저 방문 등 움직임 본격화

이건희 기자 l 2017.03.13 15:54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으로 청와대를 떠난 지난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 앞에 모인 친박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김진태, 조원진, 박대출 의원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해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실상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 판결에 불복하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퇴거일 사저를 찾은 자유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재결집하며 세력화에 나섰다.

한국당 소속 친박계 의원 중 서청원·최경환·윤상현·조원진·김진태·박대출·이우현·민경욱 의원은 12일 오후 삼성동 사저에 모여 박 전 대통령의 퇴거길을 마중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 도착한 뒤 이들과 악수를 하고 인사를 나누며 약 6분 정도 머물렀다.

친박계 의원들 중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사저로 들어가 메시지를 정리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사저 앞에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저 앞에 함께 있었던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민 의원에게 대변인 역할을 하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알려오기도 했다.

이른바 '삼성동 사저 라인업'으로 불리는 의원 8명은 박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역할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은 전체 총괄, 윤상현·조원진·이우현 의원은 정무,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진태 의원은 법률, 박대출 의원은 수행업무를 맡기로 했다. 민경욱 의원은 대변인 역할을 하기로 했다.

잠정 조직을 구축한 이들은 13일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에 나섰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 결정은 법리를 무시한 정치판결"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 불복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짐을 싸서 사저로 돌아오지 않았냐"면서 "피청구인으로는 그때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진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약 70분간 만났다. 만남을 마친 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사저) 거실이 되게 춥고, (박 전 대통령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며 "몸이 안 좋아 보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날 방문이 "제가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앞으로도 박 전 대통령을 만날 것을 시사했다. 이우현 의원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간되면 가서 인사 드리겠다"고 방문 의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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