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감춘 이재명-정책공박 문재인, 은근 신경전 '으르렁'

[the300]14일 TV 토론, "이재명 분열증폭" vs "문재인 답변 못들어"

김유진 기자 l 2017.03.14 17:0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33회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 여성대회에 나란히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7.3.8/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3번째 경선 토론회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전면전 대신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 2차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를 날카롭게 공격했던 이 시장은, 이번에는 발톱을 감춘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공격은 문 전 대표가 먼저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이 주도하는 토론 순서에서 "이재명 후보는 명쾌하고 속 트이는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하다"면서도 "안정감이 없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비판도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통합은 봉합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앞서 이 시장이 탄핵 이후 촛불 집회에 불참한 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향해 던졌던 것과 같은 표현이었다. 이 시장은 "안정감이란 철학과 가치, 일관성에서 온다"며 "때에 따라 말이나 가치를 바꾸는 것은 그야말로 불안정"이라며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 시장은 그동안의 토론회에서 문 전 대표를 끊임없이 공격했던 '법인세' 문제를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자신이 주도하는 토론에서 "아동수당 등 복지정책을 말씀하셨는데 재원이 얼마고 왜 법인세가 마지막 증세 수단이냐"고 질문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은 일정 연령대의 모든 국민에게 1인 100만원씩, 전 국민에게 30만원씩 총 44조원을 쓴다고 했는데 기본소득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률적 지급은 무리"라고 즉답을 피하며 반대로 이 시장의 정책을 공격했다. 그러자 이 시장은 문 전 대표가 답변에 소극적이라고 강조하는 듯 "결국 또 답변을 못 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문재인·이재명 두 후보 모두 안 지사와는 신경전보다는 '대연정' '적폐청산' 등 구체적인 이슈를 가지고 충돌했다. '문재인 대 이재명'의 대결이 신경전 정도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이 시장의 경우 1위 후보인 문 전 대표를 공격, 주목도를 높여 2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안 지사와 '2위 싸움' 프레임에 갇히지 않겠다는 의도다. 안 지사 또한 토론회가 끝난 뒤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시장에 대한 언급 없이 문 전 대표만을 비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통합론과 경제, 복지, 외교, 안보 분야 정책을 놓고 치열하고 생산적인 토론을 주도하며 준비된 후보의 면모를 선보였다"고 자평했다. 반면 이 시장 측은 "다른 후보보다도 이재명 후보가 촛불민심을 반영해야 하는 차기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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