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태국에서 '11월초 김정은 방콕 초청' 논의할까

[the300]"방콕 EAS에서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협력 얘기할 수 있다"

최경민 기자 l 2019.08.30 06:00
【서울=뉴시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옹하고 있다. 2019.07.01.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자 정상회의' 데뷔 가능 무대로 오는 11월초 방콕 EAS(동아시아정상회의)가 최초 언급됐다. 이같은 내용이 문재인 대통령의 태국 방문(다음달 1~3일)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태국 '방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방콕 EAS에서는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떤 물밑 진행 상황이 있어서 (대통령이) 언급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이번 EAS의 호스트인 태국의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김 위원장 초대도 가능한 것 아니냐'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AS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다. 아세안 정상회의 막판에 열리는 게 일반적이다. 방콕 아세안 정상회의가 10월31일부터 11월4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11월초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돼 온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11월25~27일) 보다 약 20일 이른 시점이다. 청와대는 그동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것을 검토해왔다.

김 위원장에게 '핵 협상 속도전'을 문 대통령이 우회적으로 당부한 격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의 다자회의 참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핵담판을 통해 확실한 비핵화 조치를 약속, 이행했을 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물론,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포함하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아세안 국가들과도 관련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태국을 공식방문할 예정인 만큼, 한-태국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계기에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이 먼저 김 위원장의 EAS 초대 가능 여부를 물을 수도, 쁘라윳 총리가 선제적으로 김 위원장 초대 의지를 밝힐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의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초청건의 경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최초 제안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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