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바뀌면 '빚 폭탄'…확장재정은 죄가 없다

[the300]['대한민국4.0'을 열자][7회]②여당일 때 좋은 정책, 야당되면 나쁜 정책

이원광 기자, 강주헌 기자 l 2020.04.06 18:35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맹목과 궤변, 막말 등으로 가득한 '타락한 진영의식'에 갇혀있다. 타락한 진영은 시위와 농성, 폭력 등을 일으키며 생산적 정치를 가로막는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타락한 진영을 없애고 '건강한 진영의식'을 회복해 대화와 협상, 타협 등이 가능한 정치를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대한민국4.0'을 시작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2016년 예산안은 재정역할 포기한 예산, 재정파탄 무대책 예산이다"(2015년 9월 당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재정지출 확대가 절대적 선인 양 만능주의 도그마에 빠진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2019년 10월 당시 윤영석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의원)


여당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외친다. 야당은 ‘재정 건전성’으로 맞선다. 여야가 뒤바뀌면 주장도 정반대가 된다. 어제의 ‘좋은’정책이 오늘은 ‘나쁜’정책이다. 야당을 향해 맹목적인 발목 잡기를 비판하던 여당은 정권을 빼앗긴 후엔 야당이 했던 발목 잡기를 그대로 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가적 위기상황에 빠진 지금도 마찬가지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여당이 지금은 야당이다. 똑같은 정책인데 5년전 여당일땐 ‘좋은 정책’이었고, 지금 야당일땐 ‘나쁜 정책’이 됐다. 정치인들의 ‘타락한 진영의식’이 국가 경제와 국민 삶을 개선하는 정책 발굴에 주요 장애물로 지적되는 이유다.





여야 공방에 갇힌 ‘확장적 재정정책’, 5년전에도…


2015년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재정건전성을 비판하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당시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재정파탄 정부”라며 정부가 2016년도 예상 국가채무를 645조2000억원으로 GDP(국내총생산) 대비 40.1%라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호중 의원도 “단기간 경기회복을 위해 무리하게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쳤다”고 비판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의 지도부는 정부 제출 예산안을 적극 옹호했다. 원유철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은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재정역할을 확대해 경기대응까지 모두 고려한 책임 예산"이라고 맞섰다.

이제 상황은 역전됐다. 여당이 된 민주당 의원들은 강도 높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촉구한 반면 야당이 된 통합당 의원들은 ‘빚 내서 쓰는 길을 가자는 것’이라며 맹공을 펼쳤다.

지난해 10월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토건 정부, 재정 폭탄…반복되는 ‘SOC 발목 잡기’


SOC(사회간접자본) 정책은 여야 정쟁의 단골 메뉴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1월 24조1000억원 규모의 SOC 건설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계획을 발표했다. 당정은 수도권 사업은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지역 균형 발전과 전략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당안팎에서 뒷말이 나왔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향해 ‘토건 정부’라고 맹비난했던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지적이었다. 박근혜 정부는 임기 4년간 사업 85건(23조 6169억원)을, 이명박 정부는 88건(60조3109억원)의 예타를 면제했다.

야당의 맹목적인 발목 잡기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한국당 지도부는 예타 면제 규모와 성격 등을 문제 삼으며 미래 세대의 ‘재정 폭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정작 지역구 의원들은 자신의 기여도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지난해 1월 당시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여당의 예타 면제를 두고 “측근 밀어주기 의혹이 상당히 짙다”며 “대통령과 친한 지자체장 순서대로 밀어줬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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