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사령탑 맡은 TK '경제통' 추경호…어깨 위 짐 '산더미'

[the300]

한정수, 박상곤 l 2024.05.09 16:25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추경호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원내대표 선출 선거 당선자총회에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총선 참패 후 어수선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힘을 이끌 '당 서열 2위' 원내대표에 3선 고지에 오른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군)이 선출됐다. 그는 거대 야당에 맞서 각종 특검법 및 원 구성 협상을 해야 하고 당정 관계 재정립에도 힘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추 의원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총 102표 중 70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함께 출마했던 이종배 의원은 21표, 송석준 의원은 11표를 얻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총선, 수도권에서 참패한 만큼 영남 출신이 원내대표가 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경력 등을 고려할 때 적임자였다는 것이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추 신임 원내대표의 첫 번째 과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유력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 이탈표 단속이 될 전망이다.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국민의힘에서 대략 1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오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또 낙천, 낙선인들의 본회의 참석도 독려해야 한다. 출석 의원 숫자가 줄어들면 재의결에 필요한 의석 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여당 내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여야 합의를 통해 처리하자는 조건부 수용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에 더 강하게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공개적으로 채상병 특검법에 동의하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이 같은 다양한 의견을 모아 당론을 정리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공동취재) /사진=뉴스1

원 구성 협상도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에서 운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운영위와 법사위를 2당인 국민의힘에 양보한 바 있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전날 정견발표회에서 거야 대응 기조에 대해 "의회 독재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총선 패배로 민심을 확인한 만큼 당정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추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선거에 앞서 "어떤 사안이든 민심에 기반을 둔,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이 되기 위해 그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규칙 개정 작업에도 나서야 한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공론센터) 소장은 "특검 정국 대처와 원 구성 협상에서 곧바로 원내대표의 능력이 드러날 것"이라며 "새로 원 구성을 하면서 인심을 많이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있긴 하지만 임기 내내 거대 야당에 맞서야 해 난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추 신임 원내대표 선출로 윤재옥 원내대표는 퇴임하게 됐다. 그는 13개월간 원내대표직을 맡으며 3명의 당대표(김기현·한동훈·황우여)를 겪었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수행한 것도 두 차례다. 이처럼 바람이 많았던 당에서 중심을 잘 지켰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이) 제 생애 가장 힘든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원내대표 임기 동안 협치를 위해 야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민생 현안에 초점을 맞추는 데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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