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靑문건 유출 파문 총공세 "이제 대통령이 수사대상"

[the300]25일 원내대책회의서 성토…우상호 "대통령이 직접 보낸 거 아닌지"

김세관 기자 l 2016.10.25 10:03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16.10.24/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전날 언론을 통해 확인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과 국무회의 발언, 인사내용까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에게 유출된 것에 대해 강한어조로 비판했다. 대통령이 수사대상이라는 말까지 언급될 정도로 총공세를 펼쳤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안이 벙벙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연설을 들은 게 아니라 최순실의 연설을 들은 것이냐"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농담처럼 현 정부 권력서열 1위가 취순실이라고 했는데, 농담이 아니고 진짜 최종 결정권자가 최순실이였느냐"며 "이런 일이 어떻게 생길 수 있나. 국가 기밀이 최순실 컴퓨터로 흘러가 또 어디로 갔을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이 수사대상"이라며 "아무리 현직 대통령이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 말고는 이 진실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왜 연설문을 최순실 씨에게 보냈는지, 왜 최순실이 수정하게 하고 수정한 내용을 읽었는지 직접 밝혀야 한다. 다른 사람을 밝힐 수 없다"며 "또 어떤 내용이 오늘밤 뉴스에 나올지 두렵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이 업무 중인 컴퓨터로 이메일을 외부로 보내면 국정원이 바로 알 수 있다고 한다"며 "아무리 봐도 대통령이 직접 보낸 게 아니고서야 국정원이 모를 수가 없다.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어제 보도를 접한 우리 국민들은 절망과 분노를 넘어 허탈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한다"며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야기 한 대로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윤 정책위의장은 "경복궁 궐내에 '소격서(昭格署)'를 설치한 적은 있어도 소격서에 국정을 맡긴 적은 없다. 청와대를 지금 '소도(蘇塗)'로 만들고 있다"며 "동서고금에 유래가 없는 이 국정농단, 국기문란 사건은 지금 당장 최순실씨를 국외로부터 소환해 구속수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정부시절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최순실과 미르재단, K스포츠 재단이 대기업의 돈을 긁어모은 문제보다 청와대의 대통령 국정문서가 보이지 않는 어둠의 권력에 의해 주물러졌다는 게 더 심각하다"며 "청와대의 자체 조사능력과 공정성이 의심된다면 특검까지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사태가 방치되면 박근혜 대통령도 의혹의 대상을 넘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의 전례가 있다. 대통령이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걸 인식하고 즉각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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