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교과서 다음은 포털? …한달만에 포문 재개

[the300]포털뉴스 토론회 한달만에 다시…"공정성 담보 제도적 장치 시급"

이하늘 기자 l 2015.10.19 16:29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의 미래를 논하다'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지난 15일 의원총회를 통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 고시 환영 결의안을 채택한 새누리당이 최근 다시 포털 뉴스 편집 편향성에 대한 공론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 및 젊은 층의 이념 및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포털의 미래를 논하다' 토론회를 열고 포털의 시장지배력 남용과 불공정행위, 뉴스 편집 공정성 등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직접 참석해 "지난 국감에서 재벌 총수(신동빈 롯데 회장)를 (국감 증인으로) 불러냈지만 포털사 사장은 물러내지 못할 정도로 포털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며 "포털이 뉴스 편집을 통한 여론형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16일에도 '포털 뉴스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포털 뉴스에 공정성을 따지는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당시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패널 구성의 공정성 등을 문제 삼아 토론회 불참했다.

새누리당이 포털의 뉴스 편집에 대해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내년 총선 및 여론 형성에 포털의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날 김 대표는 "젊은 세대는 종이신문이나 TV 뉴스를 안 보고 포털 뉴스 의존한다"며 "그 영향력을 감안하면 포털의 사회적 책임 강화는 물론 포털의 중립적인 뉴스환경, 생태계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시작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포털 뉴스가 좌편향됐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지난 16일 토론회에서 김 대표는 "포털이 악마의 편집을 통해서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 과장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인사 상당수 역시 포털의 뉴스 편집에 대해 격앙돼있다. 지난달 "네이버와 다음 뉴스에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기사가 야당보다 많다"는 여의도연구소 빅데이터 분석 결과 발표 이후 이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현행 역사 교과서에 대한 새누리당 인사들의 인식과 비슷하다. 김 대표는 "한국 국사학자의 90%가 좌파"라고 지적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현행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 집필진 22명 가운데 18명이 특정 이념에 경도돼있으며 전교조 출신만도 10명이 참여했다"며 "현행 역사교과서는 '전교조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15일 새누리당 의원총회 특강에 나선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부정세력이 역사와 교육을 축으로 미래권력을 잡으려 한다. 역사 교과서를 통해 이를 이루려 한다"고 주장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여기가 대한민국 교실인지 아니면 종북좌파 이념 혁명전사 양성소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교과서로 수업을 받는 10대들에 이어 2030 세대가 주로 접하는 포털 뉴스의 방향성 여부에 따라 미래 정치지형이 결정된다는 위기감이 최근 정부여당의 국정교과서 추진 및 '포털 길들이기'에 속도를 내는 결정적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포털 뉴스의 편향성 문제는 다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편향된 뉴스 편집으로 인해 젊은 세대의 여론이 뒤바뀌고, 선동되는 것을 좌시할 수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이 의원은 "포털이 언론사와 기사를 선택해 기사위치를 배열하고, 게재시간까지 조정하는 등 기존 언론사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포털의 영향력에 비해 공정한 여론환경 조성과 공공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만큼 이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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