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은 기울어진 운동장"…與, 포털토론회서 '원사이드' 공격

[the300]포털 측 "편향적 패널구성…정상적 토론회 진행될 수 없는 상황, 불참 결정"

황보람 기자 l 2015.09.16 16:27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포털 뉴스의 오늘과 내일'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측 관계자를 초청했지만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2015.9.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악마의 편집을 통해서 진실을 호도하거나 왜곡, 과장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엄존함을 알아야 한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왜 포털에서는 명망있는 언론의 기사보다 그렇지 않은 언론사 기사가 더 위에 올라가는가"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포털은) 빅브러더가 아니라 오마이갓이다. 대재벌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이 있다고 하면 그 영향력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당연히 져야 한다" (박식 새누리당 의원)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 주최로 '포털 뉴스의 오늘과 내일'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당초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했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측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토론회는 새누리당 인사들의 반쪽짜리 성의 장으로 끝났다.


포털 뉴스에 대한 새누리당의 인식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됐다. 포털은 신뢰도가 떨어지는 뉴스들을 선별없이 송출하고 있으며 특히 노출도가 높은 모바일 메인 화면에 여당에 불리한 임의의 기사들을 배치하고 있다는 것. 또 한국의 포털 뉴스 비즈니스 구조상 각 언론사의 기사들을 '가두리 양식장'처럼 모아놓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는가도 나왔다.


이러한 인식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에서 두드러졌다.


김 대표는 "의도했든 안 했든 중립적 정보의 흐름을 결과적으로 왜곡한다면 국민들이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포털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더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악마의 편집을 통해서 진실호도하거나 왜곡, 과장된 기사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또 하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엄존함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참석자들도 같은 인식을 공유했다. 포털의 기사 배열에는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가정하면서도 알고리즘을 공개해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됐다.


허승호 한국신문협회 사무총장은 "포털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기사를 배열하지 않는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인터넷에 콘텐츠를 올리는 신생 매체들이 약간 정치적으로 진보쪽으로 편향돼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포털 이용자들이 젊은층이라 진보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포털이 (뉴스의)균형을 잡지 않은 결과"라고 풀이했다.


최형우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포털의 뉴스 편집과 운영, 배열의 원칙은 나름대로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최근 포털의 정치 편향성 논란을 촉발시킨 '포털 모바일뉴스(네이버·다음) 메인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를 쓴 당사자다. 해당 보고서는 여의도연구소 의뢰로 작성됐다.


보고서에서는 양대 포털이 새누리당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 표현을 쓴 제목의 기사를 야당의 기사보다 10배 더 많이 노출시켰다고 분석했다. 야당 측은 보고서의 분석 방식이 허술해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한 바 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보고서와 관련해 비판이 제기됐는데 모바일 뉴스에 대해 과학적인 접근을 해본 적이 없다"며 "미흡하지만 논의가 시작된 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관계자 모두 불참해 언론계와 학계, 정부, 업계를 총망라해 포털의 정치적 공정성과 선정성을 논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이병선 다음카카오 이사는 "당초 이번 토론회에서 다음뉴스 편집의 알고리즘을 설명하고, 포털의 뉴스 편집이 편향적일 수 없다는 사실을 밝힐 예정이었다"며 "편향적 패널구성에 따른 네이버의 불참 결정으로 정상적 토론회가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 우리도 불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2015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새누리당 측은 포털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 포털 뉴스의 편향성 등을 집중 질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야당 측 반대로 해당 내용으로의 증인 신청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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