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예산안 심사에서 장관 청문회 된 복지위

[the300]최광 이사장 사퇴 종용 놓고 복지부 장관 '월권' 여부 논란

김영선 기자 l 2015.10.22 16:54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5.10.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2일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려 했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돌연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청문회(?)로 돌변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종용한 정 장관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월권 행위'라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야당이 예산안 심사를 제쳐놓고 정 장관 청문회를 한 데엔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긴급현안질의가 무산된 배경이 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오늘 예산안 질의와 함께 국민연금 안팎의 여러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를 하자고 여당에 요청했는데 그게 잘 안됐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의 건을 의결하려 했으나 여당과 충분한 협의가 안돼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국민연금공단 내부 문제를 외부로 키워 확대하고, 그걸 빌미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복지위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이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공방을 계속 벌이는 건 부적절하다"며 "(현안질의나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면 여야가 합의키로 하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사태에 대해선) 장관이 책임지고 수습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야당의 공세를 막진 못했다.

 

김성주 의원 "(최 이사장이) 기금운용본부장 연임에 반대했다는 게 월권인가?"

정진엽 장관 "그동안 비(非)연임 결정 전엔 복지부와 협의해왔다."

김 의원 "사전 협의가 부족했으니 책임지라는 것인가?"

정 장관 "내부 갈등을 일으켜 국민께 염려를 끼쳐드린 건 부적절했다."

김 의원 "기금운용본부 공사화에 반대해 항명이라 해서 쫓아내는 것인가?"

정 장관 "개인적으로 그걸 거론한 적은 없다."

김 의원 "월권도 아니고 항명도 아닌데 최 이사장은 왜 쫓겨나야하는가."

 

김용익 의원 "최 이사장을 사퇴시킬 것인가?"

정 장관 "네."

김 의원 "이유는?"

정 장관 "일방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며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책임을 져야 한다."

김 의원 "기금운용본부장도 자를 것인가?"

정 장관 "둘 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의원 "4일간 가만히 있다가 하루사이 난리쳤다. 청와대 지시를 받았나?"

정 장관 "최 이사장의 대답을 기다리던 시기였다."

김 의원 "청와대의 지시가 없었다면 이런 식으로 태도가 변할 이유가 없다."

 

이날 정 장관은 "최 이사장이 29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국제세미나를 마치고 사퇴하겠다고 했었다"는 '폭탄발언'도 했다. 앞서 최 이사장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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