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자유발언으로 본 4당4색 '탄핵' 입장

[the300]표창원(민)·하태경(새)·김경진(국)·이정미(정) 1일 본회의

배소진, 구경민, 김성휘 기자 l 2016.12.01 19:59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놓고 국회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탄핵에 동조했던 새누리당 비박계가 동요하며 '4월말 퇴진-6월 조기대선' 일정 당론을 채택했다. 비박계의 이탈에 당초 1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2일 본회의에서 표결하고자 했던 야당도 '2일 강행'이라는 더불어민주당과 '9일까지 설득'이라는 국민의당의 입장이 갈렸다. 

이런 가운데 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자유발언을 신청한 여야4당 의원들이 탄핵소추안을 둘러싼 당의 입장을 여실히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표창원 의원이 SNS에 올린 탄핵반대의원 명단 공개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갔다./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탄핵에 여야 모두 동참하라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찬반 입장을 공개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누구 때문에 탄핵안 발의가 안되는지, 누구의 불참으로 의결 안 되는지는 분명히 제가 끝까지 국민과 공유해야 하겠다"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표 의원은 "그렇게 소리높여 박 대통령을 일분일초도 둬선 안 된다고 주장하던 새누리당 의원들 입장이 지난 3차 담화 이후 바뀌었다"며 "야당 일부에서도 의견 변화가 감지되고 보도되기 시작해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을 향해서도 "부디 국민의 아픈소리 외면 말고 대통령을 헌법 절차에 따라 탄핵 의결할 수있도록 참여하고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를 위한 긴급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새누리당 =국회가 합의하면 대통령 더 빨리 퇴진
새누리당 비주류 중에서도 탄핵에 가장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들이 무서워서 항복선언을 한 것"이라며 하야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이 헌법재판소 등을 거쳐야 하는만큼 국회가 합의해 퇴진시한을 정하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하 의원은 "야당은 왜 탄핵이라는 헌법재판소를 통해 둘러가는 길이 아니라 바로 직진할 길이 열렸는데 그것을 걷어차느냐"며 "탄핵을 하면 대선은 (내년) 7월~8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4월말 시점을 정했다. 야당 입장이 '내일 즉각'이라면 (그 안을 가지고) 여야가 협상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중간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국회가 합의했는데 만일 대통령이 약속을 안지킨다면 새누리당은 전원 (탄핵에) 동참할 것"이라고 여야 합의를 주장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사진=뉴스1


◇국민의당 =탄핵 반대 아니다…100% 통과될 때 해야
이날 '섣불리 탄핵안을 발의했다 부결될 수 있다'며 탄핵소추안 발의 불가 의사를 밝혔던 국민의당은 "마치 국민의당이 탄핵 자체에 반대하는 것으로 왜곡되고 있다"며 억울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국민의당 38명 의원들은 단언컨대 전원 탄핵 찬성이지만 100%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선 섣불리 표결에 들어가선 안된다는 생각에 고심하고 있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내일이라도 분명히 하야에 대한 의사를 밝혀줘야 한다. 헌법개정이 아니라 국회의 하야요구의결로서 대통령이 하야하겠다는 의사가 있다면 그 자체를 밝히라"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탄핵추진단장(왼쪽)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탄핵추진 의견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국민들이여, 촛불을 들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박 대통령의 3차 담화에 대해 "청와대의 소름끼치는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하다. 여야합의안을 가져오지 않는 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담화"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을 향해 "대통령을 만든 장본인들이고 18년간 대통령의 실체를 은폐한 공범"이라며 "4월말까지 (퇴진을) 미루면 차기권력을 나눠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또 국민의당을 향해서도 "새누리당 비박계가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야권공조가 탄핵의 핵심"이라며 "국민의 명령인 탄핵에 주저하지 말라"고 탄핵안 발의를 촉구했다.

그는 "국회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사용하지 못하면 대통령의 공범이 될 것이고 촛불은 여의도 전체를 포위할 것"이라며 "탄핵소추안은 반드시 발의될 것이다. 오는 3일 더 많은 촛불이 돼 민심을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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