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文 겨냥해 "사면권 남용 안된다는데 왜 소란"

[the300]安 "무능력한 상속자 국민 삶 결정하게 해서는 안돼"…文 아들 특혜 논란 겨냥

백지수 기자 l 2017.04.02 15:55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주자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선출 완전국민경선 서울-인천권역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당 대선주자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논란에 대해 2일 "사면권 남용은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왜 소란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선출 완전국민경선 서울·인천 권역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가 박 전 대통령 구속 직후 벌써 사면을 언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을 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 연설을 통해 문 후보 측에 역공을 가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연설에서 "무능력한 상속자가 국민 삶을 결정하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며 "국민도, 자신도, 자산을 물려준 사람까지 불행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무능력한 상속자'라는 표현이 문 후보 아들의 채용 특혜 논란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말씀드린 대로 보시면 된다, 모든 분들이 공감할 것"라고 답했다.

그는 연설에서 "국민의 요구는 공정한 나라 만들라는 것이고 돈과 빽이 이기는 사회를 뜯어고치고 실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대한민국 만들라는 것"이라며 "상속자들의 나라를 공정한 기회의 나라로 바꿀 지도자 누구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박근혜가 박정희 딸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겠나, 이재용이 이건희 아들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삼성의 1인자가 되었겠냐"며 "유산을 받아 손쉽게 올라간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큰 위기에 빠뜨리고 감옥에 갔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스스로 노력해서 자수성가한 사람이 정치 이끌고 경제 이끌고 나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인사말을 통해 문 후보 측이 박 전 대통령 사면을 언급하는 점에 대해 비판했다. 박 대표는 "대선의 잔치판을 벌이던 문 후보와 민주당은 왜 녹색 바람이 일어나는 줄 이해하지 못하고 패닉, 멘붕(멘탈 붕괴) 상태"라며 "녹색바람이 언론 탓이라며 트럼프처럼 따라하다가 네거티브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안 후보는 지난달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31일 오전 경기 하남 신장시장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사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위원회를 만들어서 국민들의 뜻을 모으고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고 국민 요구가 있으면 그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문제도 위원회에서 다룰 것이냐"란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문 후보 측은 이와 관련 지난 1일 논평을 통해 "늦게나마 부인한 건 다행스럽게 생각하지만 안 후보의 최근 행보를 보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언급이 단순한 와전으로 치부하기엔 꺼림칙한 구석이 많다"며 발언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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