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만간 남북-북미 대화재개 믿어…3국 주선 필요한 상황아냐"

[the300](종합)靑 "조건 맞으면 남북회담 가능"…핀란드와 '혁신' 협력 강화

헬싱키(핀란드)=최경민, 한지연, 김민우 기자 l 2019.06.10 19:27
【헬싱키(핀란드)=뉴시스】전신 기자 =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왼쪽) 대통령이 10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9.06.10. photo1006@newsis.com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남북 간, 그리고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경우 북미 간의 대화(물밑협상)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제3국의 주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고, 남북 간, 또 북미 간 대화의 계속을 위한 대화(물밑협상)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2017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1년6개월 이상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이라든지 중장거리 미사일 같은, 국제 사회를 긴장시키는 도발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측이 두 차례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경우 '도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못박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서로 간의 무력 사용을 금지하고,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이 매우 완화됐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측이 제4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할 수 있다(cautiously optimistic)"고 한 것에 이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긍정적인 답을 내놓은 것에 의미가 있다. 이달말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통해 협상 테이블을 다시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시기와 기간 등을 봤을 때 이달 말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조건이 맞으면 곧바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합의없이 끝나서 교착상태가 된 게 아니냐는 염려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서로 간의 신뢰와 대화의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핀란드는 작년에 두 차례(지난해 3월 남북미·10월 남북미중) 트랙투(반관반민) 대화의 기회를 마련해줬다"며 "니니스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지지하며 필요할 경우에 계속해서 기여를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힘을 줬다.

니니스퇴 대통령도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 제공 문제와 관련해 "현재로는 아무런 구체적인 제안이 없다"면서도 "핀란드는 언제나 외교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는 전세계의 평화 문제다. 핀란드가 한국에 모든 지지를 드린다"고도 직접 말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5G(세대)·AI(인공지능)·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 분야 협력 프로젝트 추진 △혁신산업 인재 교류 협력 활성화 △부산 김해국제공항 최초의 유럽 노선인 헬싱키 직항노선 설립(내년 3월) 등을 합의했다. 스타트업 거점 센터(Korea Startup Center) 설치 등은 MOU(양해각서)를 체결했고, 북극 및 방산 협력 등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노키아 위기'를 극복한 핀란드 모델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북유럽 순방의 첫 국가로 핀란드를 찾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자신이 힘을 줘온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의 모범답안이라고 할 수 있는 '핀란드 모델'을 벤치마킹 하겠다는 구상이다. '노키아 위기'를 '스타트업 핀란드'로 전환하는데 기여한 오타니에미 혁신 단지를 이날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핀란드는 여러 차례 경제위기를 겪었지만, 뛰어난 창의력과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앞서가는 혁신국가가 됐다"며 "양국의 중소기업, 스타트업, 대기업 간 상생협력이 가능하도록 창업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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