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文, 텃밭 광주서 안팎 문제 해답 찾을까

[the300]17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 방문…다양한 여야 인사 접촉 '관심'

김세관 기자 l 2015.05.17 13:18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공무원연금 개혁 및 당 내 계파 간 갈등으로 취임 '100일' 만에 안팎의 위기에 직면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7일 야당의 정신적 고향인 광주를 방문한다.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한 이날 방문에서 사면초가의 상황을 돌파할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민주화운동 전야제와 이튿날 진행되는 기념식에 참석한다.

이 자리서 역시 동일한 일정을 수행하게 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많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난항을 겪고 있는 공무원연금 관련 논의도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14일 김무성 대표 등과 만나 당정청 고위회동을 갖고 2일 마련한 여야의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문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전달하는 등 여당에 힘을 실어 주는 모습을 보였다.

5·18 기념식 등의 광주 일정이 여당의 협상 재량권이 늘어난 이후 양당 대표들 간의 첫 대면 자리가 된 셈. 공무원연금 개혁과 연계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어떤 방식으로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에 대한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사실상 꽉 막힌 '연금 정국'을 타개할 묘책이 나오기는 힘들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대표가 광주일정에서, 20일 양당 정책위의장이 진행하는 회동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은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원내대표 간 정례회의가 열리지 않는 가운데 현재 정책위의장 간 회동이 유일한 여야 실무 간 대화다. 

그래야 28일(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일정)로 예정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물꼬를 틀 수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표가 광주일정을 소화하면서 내분 봉합을 위해 고민 중인 쇄신안이 각 계파가 모두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문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야당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를 방문하는 만큼 텃밭의 현장 민심을 얼마나 수용해 쇄신안 등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주말 동안 내년 총선의 공천권부터 내부 인사개편까지 총체적인 당내 현안을 논의할 '혁신기구' 구성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그러나 논의 결과가 얼마나 긍정적으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문 대표가 지난 주 '지도부를 무력화시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거나 공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심이 있다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려다 주변의 만류로 공개되지 못한 상황이 사태를 악화시켰다.

대척점에 있는 '비노(비 노무현 전 대통령)' 진영을 이미 '기득권'으로 보고 있다는 불신을 노출해 협상과 대화의 여지를 스스로 차단한 셈. 혁신기구 설립에 대한 설득력도 스스로 낮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 내 갈등 봉합의 열쇠가 될 혁신기구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광주에 모이게 다양한 계파들과의 대화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문 대표에게 1박2일 간의 광주 일정은 단순한 기념식 참석의 의미를 넘어 당 안팎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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