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방이전 공공기관 출장, 금요일 폭증

[the300]김윤덕 의원 자료 공개, '근무시간' 출장 명목 귀성 활용 의혹

지영호 기자 l 2015.09.09 06:03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윤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사진=뉴스1

#.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에서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한 한국도로공사의 경우 올해 출장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29%, 출장건수는 80%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출장비용도 55%가 늘어났다.

특히 금요일 출장인원은 71%가 늘었다. 이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금요일 출장시 출장비를 반액만 지급하는 등 자제를 요구하고 있음에도 출장자 입장에선 주중 업무협의에 비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이유로 선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본사를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근무자의 출장이 금요일·월요일 순으로 집중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말동안 가족들과 오랜시간 보내기 위해 근무시간을 이동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윤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국 66개 지방이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출장건수를 분석한 결과 본사 지방이전 전보다 이후에 출장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로공사의 경우 금요일 출장건수는 이전 전 173건에서 591건으로 3.4배가 늘었고, 월요일 출장건수도 322건에서 66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다른 지방이전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 부산으로 이전한 한국청소년상담 복지개발원은 금요일 출장건수가 309건에서 998건으로 3배 이상 늘었고 월요일 출장건수는 17건에서 100건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2013년 대구로 이전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금요일 출장이 114건에서 478건으로, 월요일 출장이 55건에서 302건으로 늘었고, 같은해 강원으로 이전한 국립수사연구원도 금요일 180건에서 808건으로 늘어, 다른 요에 비해 월등히 높은 출장건수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나주혁신도시로 이전한 사학연금공단도 금요일 484건에서 1307건, 월요일 73건에서 225건으로 두배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이들 기관의 화~목요일 출장건수는 1~2배 수준에 그쳤다.

금요일에만 출장건수가 폭증한 기관도 상당했다. 지난해 12월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관광공사의 경우 지난해 대비 올해 월~목요일 출장증가건수는 420~948건이었으나 금요일에는 3036건이 폭증했다. 대적십자사도 월~금요일에는 200건 안팎으로 늘어났으나 금요일 들어 928건으로 대폭 확대됐다.

충북 지역에서는 가스안전공사가 월요일 970건 늘어난 뒤 화요일 580건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금요일에는 3950건으로 수배가 뛰었다.

이 외에도 경남 지역에서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금요일 5762건에서 1만636건으로 늘었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도 5762건에서 1만636건으로 증가했다.

지방 이전 공기업의 잦은 금요일 출장으로 관련 기관들은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진다.

한 국회 관계자는 "금요일이면 유관기관으로부터 담당자가 출장중이라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된다"며 "국정감사 자료요구에도 부실하게 대응하고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윤덕 의원은 "공기업 지방 이전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국토의 균형발전에 있음에도 편법적 운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기관은 불필요한 출장을 줄이고 근태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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