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무원' 文, '분당 위기' 수습할 카드는

[the300]'선대위 구성·인재영입'으로 돌파…향후 탈당 규모가 운명 좌우

구경민 최경민 기자 l 2016.01.03 17:30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옛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 성당에서 열린 김근태 4주기 추모미사에서 맞은편 자리에 착석해 있다. 두 사람이 한 자리에 마주하는 것은 지난 13일 안 의원 탈당 후 처음이다.2015.12.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탈당 도미노' 사태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직면했다. 비주류 좌장인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3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문 대표가 막다른 코너에 몰리는 모양새다.  

김 전 대표의 탈당으로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창업주(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모두 당을 떠나게 됐다. 이날 김 전 대표의 탈당으로 사실상 분당이 시작됐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여기에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탈당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분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 대표는 이번에도 '정면돌파'로 탈당 위기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표의 탈당 소식을 들은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당 의원들이 탈당한 지역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더 젊고 새로운 정당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탈당 의원들의 지역구에 신진 인사들을 공천해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셈이다. 

당내에선 문 대표의 '2선 후퇴'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이번주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인은 당무와 인재 영입만 담당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2선 후퇴'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당무만 챙기는 형태의 '2선 후퇴'는 현재로써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또 "내 거취는 내가 결정한다"며 비주류들의 사퇴를 명확히 거부한 만큼 대표직 사퇴' 카드를 당장 꺼내들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문 대표는 당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선대위를 조기 출범하기로 하고 호남에서 신망받는 외부 인사와 함께 김부겸 전 의원 등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방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표가 김 전 의원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했지만 김 전 의원은 "지역구를 비울 형편이 아니다"면서 고사했다. 문 대표는 앞으로 김 전 의원을 계속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표는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뒤를 이을 인재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입당한 가운데 문 대표는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곧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언제까지 '마이웨이'를 고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어질 탈당의 규모가 '탈당정국'의 운명을 가를 관건이다.  

일단 김한길계 의원의 추가 탈당이 예상된다. 이미 김한길계로 불리는 최재천·권은희 의원이 탈당했다. 주승용 의원도 오는 13일께 탈당이 예견된 상태다. 주 의원의 경우 12일 의정보고 이후 입장발표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당내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노웅래·정성호·김관영 의원 등 10여명에 달한다. 김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열린우리당을 선도적으로 탈당, 대통합민주신당을 결성한 바 있다. 당시 김 전 대표는 20여명의 현역 의원의 연쇄탈당을 이끌었다. 이 같은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김 전 대표가 안철수 의원 탈당이후 조짐을 보여온 더민주 분당 사태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해왔다. 

여기에 박지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세력과 동교동계의 이탈도 예고된 상황이다. 박지원 계로는 호남의 김영록·이윤석·박혜자 의원, 수도권의 김민기 의원 등 10명 가량이 거론된다. 박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역구인) 목포에서 의견 수렴중으로 모든 여건이 갖춰지면 통합을 위한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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