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제시에도 '필리버스터 정국' 계속…선거법 처리까지 무산되나

[the300]野 "중재안 환영" 입장이지만 독소조항 제외 주장은 계속

정영일 기자 l 2016.02.25 12:27


정의화 국회의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제남 정의당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지켜보며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6.2.25/사진=뉴스1


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을 풀기 위한 중재안이 제시됐지만 여야는 팽팽한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야당은 기존 입장에 중재안으로 제시된 국정원에 대한 통제 강화 요구를 덧붙였을 뿐이고 여당 측은 중재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26일로 예정된 선거법 처리까지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정원의 권한만 비대화시키는 가짜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의 튼실한 토대 위에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제대로 된 테러방지법을 만들자"며 "이를 위해 우선 테러방지법의 독소 조항이 제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그리고 이 법에서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게 될 국정원이 일탈과 남용을 하지 않도록 국정원에 대한 외부의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새누리당과 우리 당이 서명했던 국회정보위의 상설화와 전임화를 새누리당에 시행을 요구하면서 또 하나의 대안으로 주장한다"고 밝혔다. 

야당 측은 △국정원에 감청권과 금융거래 접근권 부여 △테러 인물에 대한 추적 조사권 부여 조항의 경우 절대 수용할 수 없으며 총리실 산하 대테러센터에 이러한 권한을 줘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거기에 국정원에 대한 통제강화 방안을 추가로 요구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괴물 국정원의 탄생을 막기 위한 모든 통제 장치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폭거를 우리는 절대로 뜬눈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당 원내지도부는 테러방지법에 대한 특별기자회견을 자처해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더민주는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국회를 마비시키고 본회의장을 선거 운동장으로 전락시키면서 몇시간 버티기 기록갱신이나 하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재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원 원내대표는 "주승용 원내대표의 말씀에 대해서는 같은 원내대표 입장에서 말씀을 존중해야하지만 의장께서 직권상정한 테방법은 야당의 주장을 충분히 수용한 법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 사실상 양보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 여당 측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정보위를 상설화 한다면 강제적으로 보내지 않으면 정보위에 갈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상설적으로 할 업무가 그만큼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설이 아니더라도 국회가 국정원을 충분히 감독할 수 있고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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