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텃밭' 광주서 격돌한 더민주 당권주자들…신경전 '후끈'

[the300](종합)13일 전북·광주서 합동연설회…'반文'정서 자극도

광주=김세관 기자 l 2016.08.13 19:09
1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오펠리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라북도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당대표 후보들이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김상곤, 이종걸, 추미애)이 13일 '빼앗긴 텃밭' 광주에서 달아올랐다. 무난하게 진행되는 듯했던 호남지역 합동연설회는 정치적 고향인 광주에서 '반문(반 문재인 전 대표)' 정서가 거론되며 직격탄이 오고갔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에는 전북 전주에서, 오후에는 광주에서 잇달아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전주 오펠리스웨딩홀에서 진행된 전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후보들 저마다 '호남정신' 복구를 내세우며 한 목소리로 호남을 통한 정권교체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미애 후보는 "우리당은 당 안팎의 도전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호남 출생 새 대표를 뽑아서 호남 정신은 말하지 않고 호남 표심만 얻어가겠다고 한다"며 "당원들은 분열은 끝내고 통합해 달라고 요구한다. 추미애가 변화의 중심에 서서 정권교체, 지방선거 승리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김상곤 후보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없으면 정권교체도 없다. 정권교체는 이곳 호남에서 시작된다"며 "이순신 장군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고 했다. 왜 전북과 호남이 더민주에 등을 돌렸는지 알기에 그 신뢰를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이종걸 후보는 "호남이 없으면 더민주의 미래도 없고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며 "비주류 독립후보인 저를 당대표로 세워야 당을 다양성 속에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난하게 진행되던 더민주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는 오후에 진행된 더민주의 '정치적 고향' 광주에서 첫 번째 연설자로 나선 이종걸 후보가 '반문' 정서를 자극하며 달아올랐다.

우선 상대 후보들의 호남과 관련된 지역적 관련성을 공격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이번 전대는 호남의 아들(김상곤)을 뽑는 전대도, 호남의 며느리(추미애)를 뽑는 전대도 아니다"라며 "문재인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충직한 대리인을 뽑는 전대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가) 무난히 (대통령) 후보가 돼서 무난히 (대선에서) 떨어지는 우리당 모습으로는 내년에 승리할 수 없다. 문심(文心)만 낙점되기를 기다리는 우리당 모습으로는 대선승리는 없다"며 "광주가 인정하는, 호남이 인정하는 후보만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친노(친 노무현 전 대통령), 친문(친 문재인 전 대표) 패권집단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독립후보, 연대와 통합의 후보인 이종걸이 당대표로 뽑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추 후보는 "우리 당은 안팎으로 도전에 직면했다"며 "당무를 거부하면서 끊임없이 당을 흔들고, 아무 명분 없이 당직에 자기 사람 심어주지 않는다고 (고집부리더니) 끝내 당은 쪼개졌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원내대표로서의 당무를 전면 거부했던 이 후보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린 것. 이 후보는 당시 45일 만에 문 전 대표의 사퇴와 함께 당무에 복귀했지만 이후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동지들에게 정중한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었다.  

추 후보는 "(당의) 분열을 막고 집안을 화목하게 만들어 자부심을 느끼게 하겠다"며 "대통령 후보 중심으로 대선에서 승리해 내겠다. 우리가 뽑은 후보를 흔들지 않도록 대선경선불복장지위원회를 만들어 후보를 지키고, 대선승리를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설 주자로 나선 김상곤 후보는 공격의 화살을 내부가 아닌 외부로 돌렸다. 김 후보는 더민주의 텃밭을 빼앗은 당사자인 국민의당을 언급하며 "솔직히 국민의당으로 정권교체 하기 어렵다. 정권교체 할 힘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더민주에서 호남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겠다. 다시는 ‘호남홀대론’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까지 합동연설회를 마친 더민주 당대표 후보들은 16일 전남, 17일 충북·강원, 19일 충남·세종·대전, 20일 서울·인천, 21일 경기 순으로 열리는 연설회에 참여한다. 당대표는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원샷경선'으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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