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는' 최순실 PC파일, 朴 외교활동·SNS도 개입?

[the300]'오방낭' 취임식 복주머니 이벤트 관련인듯, '가계부채' 파일도

김성휘 기자 l 2016.10.25 11:43
최순실씨 PC에서 발견된 박근혜 대통령 관련 문서와 사진 파일들/인터넷 커뮤니티 캡처(http://gall.dcinside.com/)


최순실씨가 사용한 PC에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뿐 아니라 박 대통령 직무에 최씨가 깊이 개입한 흔적으로 보이는 파일들이 다수 발견되면서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파일들은 최씨가 대통령의 민감한 연설문을 연설 하루이틀 전 미리 받아보거나 수정하고, 심지어 박 대통령 취임식 연출이나 각종 현안 대책, 기념우표 발행과 대통령의 SNS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인터넷 블로거 '아이엠피터' 등에 따르면 최씨 PC에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할 때 쓰는 자료, 국무회의 발언자료, 경제정책 자료까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당선소감, 시정연설과 각종 축사, 신년인사, 행사용 메시지를 담은 파일까지 있다. 박 대통령이 호주 총리 등 외국 정상과 통화한 내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130728_휴가’라는 사진 파일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저도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던 장면이다. 박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여름 휴가 사진을 올린 날짜는 7월 30일이다. 그런데 ‘130728(2013년 7월 28일) 휴가’라는 파일이름은 대통령의 사진이 공개되기 전 최씨가 미리 받아보고, 소셜미디어 게시물까지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

일반에게 생소한 '오방낭'이란 이름의 파일도 있다. 오방낭은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부적 등을 넣었던 주머니(낭)를 말한다. '오방'이란 동서남북과 가운데라는 방향이고 각 방향마다 색깔이 있다. 공교롭게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자신의 취임식이 끝난 후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 복주머니 행사를 열었다. 희망복주머니가 곧 오방낭이므로, 최씨가 대통령 취임식 컨셉과 연출에도 관여했단 의혹을 부른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옷이나 선글라스와 같은 패션소품을 외교 무대와 연설 등에서 적극 활용했다. 그런데 최씨의 PC에는 ‘옷1_1’,’옷1’이라는 파일도 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갖고 다녀 '박근혜 가방'으로 불린 가죽가방 제품을 만든 고영태씨가 최씨 측근이었다. 

이밖에 최씨의 PC에는 ‘나만의 우표_사진교체’,’우표시안’,’우표제안(1)’,’우표제안(4)’라는 파일도 있다. 최씨가 국정 개입도 모자라 박 대통령이 입고 나갈 옷차림, 박근혜 대통령 기념 우표에 사용되는 사진까지 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정상대 정상의 국가간 전화통화는 양국간에 합의된 발표 이외에는 1급 내지는 2급 비밀에 준하는데 외교할 때조차 최순실의 힘을 빌렸단 소리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여야 가리지 않고 박 대통령의 해명과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아이엠피터' 블로그 캡처(http://theimpeter.com/37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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