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의 위력…문재인 거취-지도부 재편 논의 급물살

[the300]"안철수와 협력" 요구·사퇴촉구는 보류…文 18일 광주방문

김성휘,김승미 기자 l 2015.11.16 18:40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주)솔라루체에서 LED제품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2015.11.15/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년 총선 전망이 어둡다는 비관론이 퍼지면서 문재인 대표 거취를 포함,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호남지역에서 문 대표 지지율이 5%에 불과하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당 안팎의 위기감을 급속히 키웠다.

비주류 일각에서 문 대표의 사퇴 등 거취표명을 요구하는 가운데 16일 대선주자급 인사를 포함한 비상기구나 통합지도부 구성안이 제시됐다. 새정치연합 중도성향의 전·현직 모임 통합행동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협력을 기초로 하는 비상기구 구성을 공개 요구했다. 민병두 의원 등은 이른바 '문안협력'을 위해 '세대혁신비상기구'를 제안했다. 안 전 대표의 혁신안을 기존 당의 혁신안과 함께 반영하고 젊은 인재 영입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기구의 역할을 설정했다.

반대로 비주류 모임 중 하나인 민집모(민주당집권을 위한 모임)는 이날 문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유보했다. 이들은 정치상황 등을 유보 이유로 들었다. 회견 계획이 민집모의 공통의견이기보다 일부가 주도한 측면도 있다.

통합행동과 민집모의 행보는 엇갈렸지만 공통인식은 '이대로 위험하다'는 위기감이다.

비주류를 중심으로 4.29 재보선 이후 문 대표 책임론이 꾸준히 제기됐다. 단 일부의 강경론 정도로 여겨져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10.28 재보선 이후 다시 꿈틀거리던 사퇴론에 불을 지른 건 여론조사 결과다.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5%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보다 낮게 조사됐다는 한국갤럽의 '정치 지도자 선호도 11월 조사'가 당에 충격을 줬다.

이 조사에서 문 대표 전국 지지율은 12%를 기록했지만 호남에선 전달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5%로 집계됐다. 전달에 8%였다는 것부터가 놀라운 기록이다. 문 대표는 2012년 대선후보로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86~91%대의 득표를 했다.

당의 모든 세력이 이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문 대표 사퇴론을 키웠다. 비주류쪽은 호남이 문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고 단언하는 분위기다. 비주류와 거리를 두는 한 초선의원도 "5%라는 숫자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호남 여론이 안 좋은 것은 드러냈다"며 "문 대표가 리더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여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가 잇따라 광주를 방문할 계획어서 관심이 쏠린다. 문 대표는 18일 조선대학교에서 특강을, 일주일 뒤 25일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을 위해 광주를 찾는다. 문 대표의 결론이 무엇이든 광주에서 또는 광주 방문 후 입장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격적인 대표사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 대표 쪽은 당의 진로를 둘러싼 논쟁이 공론화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기류다. 단 이런 논쟁이 문 대표가 말해 온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연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합행동 소속 김부겸 전 의원의 지적처럼 내년 총선은 "문재인만으로 안 되지만 문재인 없이도 안 된다"는 걸 비주류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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