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대권 도전' 안철수의 엇박자 상임위 출석

[the300]

지영호 기자 l 2016.08.31 06:00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8일 오전 광주 동구 무등산에서 시민들과 함께 등반하고 있다. 2016.8.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교육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국가가 책임지고 교육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문위가 모범적인 상임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6월1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첫 회의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그로부터 두달이 훌쩍 지났지만 안 전 대표의 상임위 발언은 1분 남짓한 이 발언을 끝으로 더이상 찾을 수 없다.

10번 가량의 상임위 전체회의에 안 전 대표는 대부분 출석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경우는 거의 없다. 게다가 안 전 대표는 사실상 소집이 없는 청원심사소위원회 위원이어서 소위 활동이 전무하다.

전체회의에 출석한 경우에도 별도의 질의는 한차례도 없었다. 서면질의만 일부 있었을 뿐이다. 그동안 교문위는 나향욱 교육부 정책관의 '국민은 개·돼지' 발언을 비롯해 역사교과서, 학교 우레탄 트랙, 누리과정 예산 등 굵직한 현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작 중요한 회의에선 자리를 비우면서 회의가 열리지 않을 때 홀로 상임위에 가는 엇박자 출석을 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교문위 전체회의장에서다. 교문위 예결소위에서 추경안 처리 합의가 무산되면서 전체회의가 취소됐지만 소속 위원 중 안 전 대표만 모르고 참석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문위 한 관계자는 "문자 통보도 했지만 회의 일정 변경은 해당 상임위 의원이라면 기본적으로 당연히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며 "관련 기사만 찾아봐도 알수 있는 논의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서 벌어진 일"이라고 평가했다.

29일 국회 교문위가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홍역을 치르다 결국 야당 단독으로 추경안을 처리하는 중요한 시점에도 안 전 대표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개의 때까진 자리에 있다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이날 공개된 안 전 대표의 공식 일정은 없었다.

안 전 대표 측은 해당 일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비공개 일정이라 알려드릴 수 없다"며 "개인적 일정이다"고만 했다.

또 다른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는 항상 정각에 회의장에 오는 반면 회의 일정은 종종 늦어지다보니 생긴 문제"라며 "상임위 활동에 소홀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당 지도부나 대권주자들은 상임위 활동에는 편차가 컸다.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19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직후부터 본회의 전까지(2014년6월24일~8월31일) 한번도 상임위 발언이 없었던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같은기간 11번의 회의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올해 6월29일 위원장으로 추대된 이후 6번의 상임위 회의에 참석해 질의를 했고,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5월 당선된 후 각각 16번과 5번의 상임위 질의가 있었다. 

안 전 대표는 원구성 협상 당시 '무노동무임금'을 강조하면서 세비반납을 약속했었다. 국회의원 노동활동은 상임위와 본회의 활동을 기본으로 한다. 게다가 안 전 대표는 '새로운 정치'를 표방해왔다.

게다가 국민의당은 6월 여야간 원구성 협상에서 호남의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위원장 몫으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대신 교문위를 선택해 논란이 일었다. 현 유성엽 교문위원장은 이 문제로 안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28일 안 전 대표는 광주에서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그동안 안 전 대표는'교육 혁명'을 앞세워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다. 그는 23일 '안철수의 미래혁명' 강연을 통해서도 과학혁명과 교육혁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육혁명을 지렛대로 대권을 꿈꾸고 있는 안 전 대표의 교문위 활동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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