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균열·누수' 조사결과에…여·야 '아전인수' 해석

[the300]與 "정쟁 악용 안돼" vs 野 "부실·비리에 면죄부 주나"

이하늘 기자 l 2014.12.23 15:16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 김범철 공동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4대강사업 조사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스1

23일 국무총리실 소속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의 '4대강 사업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여야가 각각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이날 위원회는 16개 다기능 보 가운데 누수 가능성이 있는 9개 보를 수중조사 한 결과 6개 보의 하류측 물받이공에서 누수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 구조물 안전성 평가와 관련, 기초 안전문제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野, "4대강, 세금 22조 낭비…조사결과로 면죄부 안돼"

새정치민주연합 4대강불법비리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이미경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조사결과는 4대강사업이 실패한 사업임을 감사원 감사에 이어 다시한번 입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위원회가 보고서의 요약본만 공개했을뿐 원천자료는 곧바로 대외비로 처리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조사를 통해 4대강 문제를 철저히 규명하게다고 했는데 무엇이 무서워서 이를 국회 및 전문가에게도 주지 않는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보의 누수, 보로 인한 수질악화, 생태복원이 아닌 생태훼손, 이용할 수 없는 11억톤의 물확보 등을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확인해줬다"며 "이번 결과가 국민의 혈세 22조원이 낭비된 4대강 사업과 이명박 정권의 면죄부로 활용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 역시 "보에 균열누수가 있다면서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위원회의 발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이번 발표에서 또한 보의 영향으로 수질이 악화됐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지만 향후 보의 처리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는 담합·비리, 비자금 조성, 환경영향평가, 경제적 타당성 조사 생략 등 적법한 절차와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반쪽짜리"라며 "향후 국정조사, 혹은 특검을 통해 4대강의 문제점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與 "보 안전 문제없다는 결과 나와…야, '침소봉대'"


새누리당은 이와 관련해 당지도부 선의 입장발표는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공무원연금 및 한수원 해킹 등에 대한 의견 등만이 오갔다.


다만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보 일부에 균열 누수가 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수년전부터 야당이 보가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과장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비리와 관련된 사안은 이미 감사원 조사와 검찰 수사 재판 등을 통해 이미 규명이 된 사안"이라며 "이미 모든 부분에 대한 진상이 규명된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집중해야지 국정조사 등 정치공세에 이용하려 한다면 여론이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또 "이번 조사결과에서 3대강 생태공원을 자연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에 동의할 수 없다"며 "과거 생태공원 부지는 무허가 농업으로 인해 농약과 비료 등 오염물질이 강에 그대로 스며들어 수실을 악화시켰던 만큼 기존 계획대로 예산을 투입해 생태공원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 역시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조사는 1년 4개월 간 총 240회에 달하는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조사방법을 통해 도출됐다"며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한 만큼 '일부 성과, 일부 보완'으로 결론이 난 4대강 사업이 더 이상 정쟁의 도구나 정략적 공세의 대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등 진보진영과 시민단체들 역시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논평을 통해 " 위원회는 '정수장 정수처리가 적절히 시행돼 남조류 독소 위해성 우려가 없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지만 "남조류는 괜찮을지 몰라도 정수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되는 발암물질에 대한 위해성은 높아졌다"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정수장의 안전'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발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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