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 안전관리 최악…덧셈도 틀린 엉터리 자료제출

[the300]조해진·송호창 의원에게 엉터리 자료 제출…정호준 의원은 자료도 못받아

황보람 기자 l 2015.09.11 15:12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통계자료. 기본적인 합산이 틀려있다./자료=조해진 의원실.

불량부품 사용 등 원자력 안전관리 부실로 비판을 받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국정감사에서도 부실 자료를 제출해 구설수에 올랐다. 의원실 요청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가하면 기본적인 덧셈마저 틀린 자료를 국회에 제출해 빈축을 샀다.


1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원안위 대상 국정감사에서 원안위의 부실 자료 제출에 대해 조해진 새누리당 의원과 송호창·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조 의원은 "원안위 제출 자료가 기본적인 합산도 맞지 않는데 통계 자체가 맞는지 의심된다"며 "정부와 유관기관, 청와대에도 보내는 자료일텐데 이런 자료를 갖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조 의원은 원안위 원자력안전과로부터 '최근 5년간 원전 고장 및 조치사항' 관련 통계 자료를 받았지만 기본적인 1단위 덧셈마저 틀린 엉터리 자료였다.


또 자료를 보낸 원자력안전과 담당자는 국감 하루 전 연락이 닿지 않는 듯 부실한 국감 준비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조 의원은 "감사 기간동안 보좌진이나 의원도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하는데 피감기관이 사무실을 비워놓고 전화도 받지 않을 수 있느냐"며 "원자력 사건 사고를 담당하는 기관의 근무 실태와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뉴스1


부실한 자료를 제출받은 건 야당 의원들이 더했다. 송호창 의원의 경우 여당 의원들과 같은 내용의 자료를 요구했지만 상대적으로 부실한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최근 3년간 원안위 직원 징계 사안" 자료를 요구했고 같은 자료를 요청한 박민식·강길부·조해진 새누리당 의원에 비해 부실한 답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 의원은 "제출 자료에는 원자력통제기술원 주요 업무보고 자료에 명기된 형사고발 건 중 제일 심각한 사안 하나가 누락됐다"며 "숨기고 싶어할 항목만 누락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가장 기본적인 임직원 징계현황도 의원실마다 제출받은 형식과 항목이 다 달랐다"며 "자료를 신뢰할 수 없고 (여야 국감 위원들과 제공받은)무기가 평등하지 않다면 국감을 치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300(the300)이 원자력통제기술원이 의원 4명에게 제출한 자료를 대조한 결과, 형식과 관련 항목이 모두 달랐다. 어느 의원에게는 징계 대상자의 성과 직급, 징계 날짜를 제공했지만 송 의원이 받은 자료에는 일부 항목이 없었다. 하지만 의원 4명에게 제공된 자료를 작성한 직원은 동일했다.


한편 정호준 의원은 아예 자료를 제출받지 못해 이은철 원안위원장과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원전실험 위조확인현황 자료는 안주는 건지 숨기는 건지 오해할 수밖에 없다"며 재차 자료를 요청했다.


이 원안위원장은 "(자료 취합)진행이 더디게 되고 있다"고 항변하며 "지지부진한 점을 인정한다"고 끝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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