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지역·당내지형 초월 '안희정 시프트'…역전을 노린다

[the300][안희정 시프트]①보수층 이동, 文지지층 이동 촉발 분석…충청·호남 지역 지지율, 경선 분수령 될 듯

김태은 기자 l 2017.02.12 16:27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1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15차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2017.2.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세론’에 맞선 이른바 ‘안희정 시프트(shift)’다. 최근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 급등세를 두고 이념 성향, 당내 지형, 지역 등과 무관하게 ‘안희정’에게 ‘이동’하는 흐름을 빗댄 말이다.


12일 안희정 대선 예비후보 캠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무섭다. 한국갤럽의 2월 둘째주(2.7~9일) 조사 결과 19%를 찍었다. 1주일만에 9%포인트가 올랐다. 지지율 20% 고지가 눈앞이다. 특히 지역, 연령, 지지 정당 등 전 지지층에서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현시점에서 ‘안희정’이 대선국면을 주도하는 인물로 부상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 지사의 상승세는 '갈 곳 없는 보수층'에서 시작됐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기존 여당 지지층이 야당 대선주자를 지지하는 ‘기현상’인데 ‘이동’이 현실화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민주당 내 경선에 적극 참여할 것이란 이들도 늘어난다. 지역적으로도 영호남은 물론 충청‧대구경북(TK) 등 지지세가 고르다. 연령별로 안 지사에게서 젊은층은 ‘참신함’을, 50~60대는 ‘안정’을 본다. 긍정적 키워드를 향한 ‘이동’이다.


‘문재인 대세론’이 여전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 ‘이동’의 가능성도 감지된다.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 지지율이 64%에서 57%로 7%p 하락한 반면 안 지사는 20%로 7%p 상승했다. 문 전 대표에게서 이탈한 지지층이 안 지사로 옮겨간 모양새다. 민주당 지지자들 역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폭넓은 지지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후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안 지사 측의 판단이다. 안 지사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51%의 지지 기반으로 미진한 개혁을 할 수밖에 없다면 우리는 70%의 지지 기반으로 보다 확고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산토끼'가 '집토끼'를 돌려세울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측은 ‘집토끼’를 돌려세울 분수령으로 이번주 충청과 호남 등 지역별 지지율을 주목한다. 3월초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전제로 하면 3월20일쯤 민주당 경선이 시작된다. 한달을 앞둔 시점,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면 실제 경선 때 해볼 만 하다는 게 안 지사측 판단이다. 충청권에서 지지율 1위에 오르는 게 당면 목표다. 이어 호남 지역에서 문 전 대표를 얼마나 따라 붙느냐가 관건이다.


호남은 순회경선 첫 지역인데다가 야권의 심장부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경선 전체 결과를 좌우할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반(反)문재인 정서'와 전략적 선택 사이의 복잡한 표심이 안 지사를 정권교체의 대안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호남돌풍이 안 지사에게서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 안 지사 측 기대다. 야권 관계자는 "기존 정치권과는 거리가 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새로움, 한자릿수 초반에서 20%선까지 치솟은 지지율의 극적 반전, 젊음과 외모에서 오는 스타성, '대선 드라마'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요소가 현재 안 지사에게 집중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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